26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에어포트 이노베이트 2025’ 행사에서 ‘혁신리더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앞으로 10년이 세계 공항을 혁신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26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에어포트 이노베이트 2025(Airports Innovate 2025)’의 핵심 행사인 ‘혁신리더 패널토론’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공항 운영 전반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은 항공 기술 전문기업 SITA의 산지브(Sanjeev K.) 부사장이 좌장을 맡아 50분 동안 진행됐다. 공항 운영사와 항공사, IT 기업 관계자 7명은 스마트공항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실행 과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공항의 앤드류 머피 최고정보책임자(CIO)는 2023년 공항에 도입한 비접촉 생체인식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는 “안면 인식 기반 자동 인증으로 약 7초 안에 출입국 심사 절차가 끝난다”며 “환승객 비중이 높은 허브공항일수록 생체인식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독일 뮌헨공항의 얀-헨릭 안데르손 최고고객책임자(CCO)는 실시간 데이터 통합 관리 역량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승객 흐름뿐 아니라 수하물 이동까지 AI가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해야 공항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고령자와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고려한 기술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재희 한국공항공사 전략기획본부장은 “키오스크 앞에서 머뭇거리는 이용자의 동작을 인식해 음성으로 절차를 안내하는 AI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가 공항 혁신의 핵심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인도 GMR공항의 키쇼어 최고혁신책임자(CO)는 “기술 부서뿐 아니라 모든 직원이 AI 같은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있어야 공항 운영 효율이 높아진다”며 “기술 습득이 뛰어난 직원에게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리더가 하향식으로 교육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에어포트 이노베이트 2025’ 행사장에서 항공 관련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전시 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에어포트 이노베이트는 공항 업계 국제기구인 국제공항협의회(ACI)가 2023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국제 행사다. 오만 무스카트와 이탈리아 로마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올해 부산이 처음 개최지로 선정됐다. 미국, 네덜란드, 두바이 등 169개국에서 500여 명의 공항 업계 관계자가 부산을 찾아, 25일 개막식 이후 26·27일 공항 혁신을 위한 기술과 전략을 논의했다.
행사장에는 1046㎡ 규모의 전시 공간이 마련돼 국내외 18개 기업이 항공 관련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공항공사는 실시간 여객 혼잡도 분석 시스템을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했다. 김해공항은 행사 운영 전반을 지원했다. 남창희 김해공항장은 “부산에서 국제 행사가 열리면서 김해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 인프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졌다”며 “새로운 국제 노선 신설 등의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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