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석상에서 좀처럼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1년 만에 방한한 자리에서 활짝 웃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시 주석은 APEC 폐막일이자 방한 마지막 날인 이달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양국이 준비한 선물을 교환했다. 중국 측은 중국의 최대 IT(정보기술) 회사인 샤오미의 스마트폰 두 대를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에 건넸다.
중국 측 관계자는 선물을 전하며 “지난해 생산된 샤오미의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 안에 디스플레이는 한국의 LG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선물을 받고 “통신 보안은 잘 됩니까?”라고 물었다. 이 말을 들은 시 주석은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며 크게 웃었다.
더 나아가 시 주석은 샤오미 스마트폰을 가리키며 “백도어가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이 대통령도 손뼉을 치며 웃음을 지었다.
중국 입장에서 자칫 불쾌할 수 있는 이 대통령의 유머를 시 주석이 재치 있게 받아낸 장면이다. 중국의 최신형 전자 제품이 개인 정보를 탈취한다는 소비자들의 우려를 이 대통령이 농담으로 건넸고 시 주석도 이 대통령의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냈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또 지난달 31일 정부가 준비한 경주 특산물 황남빵이 맛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달 1일 경주 라한셀렉트호텔 만찬장에서도 이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갈라쇼를 공연하며 큰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공연 중 두 정상이 웃으며 귀엣말을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30일 부산 김해기지에서 있었던 미중 정상회담의 비공개 세션 당시 사진을 백악관이 공개했다. 대니얼 토록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 시 주석은 무역협상과 희토류 등 핵심광물 현안이 산재한 미국과의 정상회담 도중에도 웃음을 지어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이를 시 주석에게 내보이자, 시 주석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고 눈을 찡긋 감으며 파안대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전 세계 누리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이에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를 추측하기도 했다.
반면, 중일 정상회담에서는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일관해 대조적인 보습을 연출했다. 중일 정상의 기념촬영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활짝 웃었지만, 시 주석은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앞서 NHK는 정상의 표정이나 몸짓 또한 상대국에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분석하며 중일 양국 정상이 처음 만나는 상견례 자리에서 시 주석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주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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