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어깨 아프면 ‘오십견’?…정확한 진단이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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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신세계서울병원 원장
이재민 신세계서울병원 원장
최근 들어 북극 한파가 내려오면서 영하권의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이러한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 중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질환이 바로 ‘오십견’이다. 어깨가 아프다고 하면 오십견이 아닌가 하고 가볍게 넘겨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어깨 통증은 오십견 이외에도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 건염 등 다양한 질환이 유발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발병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말하는 오십견은 지금처럼 의학이 발전하기 전 50세쯤에 어깨가 아픈 경우를 통칭하던 말이다. 이 오십견 중 가장 흔한 원인이 회전근개증후군이고 두 번째로 많은 원인이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최근에는 오십견을 유착성 관절낭염과 동의어로 많이 쓰고 있어 여기에서도 오십견이라 표현하도록 하겠다. 오십견, 즉 유착성 관절낭염은 동결견이라고도 불리며 어깨관절의 가장 안쪽에 있는 막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고 섬유화 및 유착이 발생해 어깨가 굳게 되는 질환이다. 오십견과 자주 헷갈리는 회전근개증후군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인 4개의 회전근개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면서 회전근개의 손상, 파열이 초래되는 질환을 말한다.

오십견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뇨병 또는 갑상샘 질환 등 내분비계 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외상 또는 이로 인한 장기간 팔 고정, 회전근개파열 및 석회화건염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50대 환자가 가장 많지만 전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고 여성에게 더 흔하다.

오십견의 증상으로는 어깨가 모든 방향으로 굳게 돼 팔을 올리거나 뒤로 돌리기 힘들게 되고 굳은 관절은 그 자체가 다시 통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을 일으키는 특징을 보인다. 야간통이 심하며 뒷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머리를 빗을 때, 등을 긁을 때 움직임이 제한된다. 이와 다르게 회전근개증후군은 보통 팔의 가동 범위가 정상이고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높이 정도에서 통증이 발생했다가 팔을 더 올리면 통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팔을 내릴 때 힘이 약해서 팔이 떨어지거나 팔을 스스로 올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스스로 이 동작을 취해 봄으로써 어느 정도 자기 진단이 가능하다.

오십견을 진단받았으면 스트레칭 운동을 통해 통증 없이 관절 가동 범위를 회복시키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때 진통제,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병행하면 운동치료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 가동 범위를 회복해도 수개월 정도 꾸준하게 운동을 유지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이 꾸준하게 운동을 유지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지 못해 재발한다면 관절수동술 및 관절경하 관절낭유리술이라는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관절수동술은 브리즈망이라고도 불리는 치료로 수술이나 절개 없이 굳은 어깨 관절 운동 범위를 정상적으로 회복시켜 주는 간단한 시술이다. 수면마취하에 염증 완화 약물을 주사하고 전문의가 직접 환자의 어깨를 움직여 굳어 있는 부위를 풀어 주는 방법이다. 시술 시간이 10분 이내로 매우 짧고 경과에 따라 하루 입원하거나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바로 가동 범위가 회복된다는 장점이 있어 운동하지 못해 재발하거나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바쁜 현대인에게 적합하다. 관절낭유리술은 부위마취를 하고 관절경을 이용해 직접 유착된 관절낭을 절개해 주는 치료다. 관절수동술에 비해 좀 더 침습적이지만 재발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두 가지 시술 후에도 지속적인 재활이나 관리는 필요하다.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을 피하고 스트레칭 운동을 해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근육, 혈관이 수축해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관절 주변 조직이 경직돼 어깨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스트레칭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깨 통증이 있을 때는 먼저 오십견을 떠올리기 쉽지만 회전근개증후군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민 신세계서울병원 원장
#헬스동아#건강#의학#오십견#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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