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 안돼 다리 묵직… 야간에 증상 더 심해져[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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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정맥 판막에 이상 생겨 발생
절개 없이 폐쇄술로 치료 가능

홍은심 기자
홍은심 기자
여름이 되면 환자가 증가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다. 더운 날씨에 긴바지보다 짧은 하의를 찾으면서 자연스레 다리에 튀어나온 혈관을 발견하기 쉽기 때문이다.

대한혈관외과학회와 대한정맥학회의 ‘하지정맥류 질환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85%는 ‘다리 혈관의 돌출’을 생각했지만 실제 환자들은 ‘다리가 무겁거나 피로한 느낌’을 가장 많이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실제 환자 중 혈관 돌출을 경험한 환자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발바닥 통증, 잘 때 쥐가 자주 나는 증상 등을 호소했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판막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판막은 다리 혈액이 위쪽으로만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 판막이 망가지면 다리 혈액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에 정체된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리가 쉽게 피로해지고 무겁고 붓는다. 아침보다는 저녁이나 야간에 증상이 두드러진다.

하지정맥류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가족력이나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 임신도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이 커지면서 복압이 높아지는 물리적인 요인 외에도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다. 이외에도 복부 비만, 만성질환,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는 직업,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 심부정맥 혈전증의 과거력,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혈관 초음파 검사로 판막의 기능을 확인하고 하지정맥류를 진단하게 된다. 정확한 명칭은 ‘도플러 초음파 검사’로 검사를 통해 피의 흐름과 혈관이 좁아진 정도를 살펴볼 수 있다. 0.5초 이상 역류가 확인되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한다. 혈관 초음파는 금식이나 조영제의 투여 등 특별한 전 처치 없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진단법이다.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을 통해 정맥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피부를 절개해 문제를 일으키는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절개술보다는 작은 구멍을 뚫고 문제 되는 혈관에 도관을 삽입해 열이나 접합제 혹은 경화제를 주입하고 폐쇄하는 수술법이 많이 시행된다. 혈관을 폐쇄하면 하지에 정체되는 혈액이 없어지면서 다른 혈관으로 우회해 흐르게 된다. 열을 이용한 수술은 고주파 혹은 레이저를 이용해 혈관을 태우거나 혈관 벽의 구성을 변화시켜 폐쇄하는 하지정맥 폐색술이 주로 시행된다. 주변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어 치료 부위 주변 마취가 필요하고 필요에 따라 하반신 마취나 전신 마취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업무 특성상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등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해야 한다면 3∼5분마다 다리를 교대로 올렸다 내렸다 하고 발목을 까딱까딱하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라며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꽉 끼는 옷이나 지나치게 높은 하이힐을 피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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