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빛이 있었다…다섯·넷·셋 모두 샤이니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5일 2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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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9개월 만에 대면 공연…26일 발매 정규 8집 전야제
23~25일 케이스포돔 총 3만명 운집

태초에 빛이 있었다.

지름 6m의 UFO를 닮은 우주선을 타고 그룹 ‘샤이니(SHINee)’ 멤버 키·민호·태민이 내려오자, 천상의 빛이 팬덤 ‘샤이니 월드’(샤월) 위로 쏟아진다. 그들이 입고 있는 의상 역시 반짝반짝거렸다. 후광이 비친다. 이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샤이니가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친 콘서트 ‘샤이니 월드 VI [퍼펙트 일루미네이션]’은 콘셉트 구현이 확실했다. 빛이 열쇳말이 돼 공연의 문을 활짝 열었다.

‘드림걸’을 부를 때 몽환적인 조명이 구석구석을 쫓고, 샤월의 상징색인 ‘펄 아쿠아 그린’이 무대 마다 변화하며 객석을 수놓는 방식은 부제 ‘퍼펙트 일루미네이션’의 물리적 현현이었다.

무엇보다 데뷔 때부터 입소문이 난 멤버들의 라이브 실력은 여전했다. 특히 종현(1990~2017)까지 포함해 다섯 또는 네 멤버가 소화했던 곡들을 셋이서도 모자람 없이 구현해냈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절감할 수 있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 그 이상을 보여줬다. 다섯·넷·셋 모두 샤이니인 셈이다.
건강 상의 이유로 온유가 이번 콘서트에 빠진 건 당연히 아쉬웠다. 하지만 멤버들의 실력과 우정을 새삼 확인한 건 긍정적인 측면이었다. 특히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돌 팀이 여전히 성장할 수 있음을 세 멤버는 증명해냈다.

아울러 샤이니가 ‘Sherlock·셜록(Clue + Note)’ ‘돈트 콜 미’ ‘뷰’ ‘누난 너무 예뻐’ ‘산소 같은 너’ ‘방백’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팀이라는 사실도 각인시켰다.

샤월의 저력도 확인했다. 이번 콘서트 드레스 코드인 ‘펄 아쿠아 그린’을 닮은 민트색 포인트 의상을 저마다 한 두개씩 착용한 팬들은 공연 전부터 올림픽공원 주변을 맴돌며 설렘을 끌어올렸다. 카페, 식당 등 어디에 가든 샤월이 있었는데 질서 정연했다. 이번 공연은 샤이니가 2016년 9월 ‘샤이니 콘서트 - 샤이니 월드 V’ 이후 6년9개월 만에 국내 팬들과 대면해 여는 콘서트라 관심이 컸다.
이날 공연은 샤이니가 26일 발매하는 정규 8집 ‘하드(HARD)’를 위한 전야제이기도 했다. 앨범 수록곡 일부를 먼저 공개했다. 데뷔 초창기부터 유행을 제시한다며 ‘컨템퍼러리 밴드’를 표방한 샤이니다운 세련된 곡들이 가득했다. ‘더 필링(The Feeling)’은 샤이니가 K팝계에 심어 놓은 청량함을 상징했다. 하이브리드 힙합 댄스 곡 ‘하드’는 8집 타이틀곡으로, 역동적인 의지가 느껴지는 결기에 찬 곡이었다. 하이 템포 힙합 댄스 곡인 ‘주스’는 안무가 세련됐다.

앙코르 전인 본 공연 마지막에 부른 ‘재연’은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쓸쓸히 바래진 너와 나의 계절 / 그래 아직도 난 꿈을 꿔 / 짙은 어둠이 걷힌 후엔 / 아침 햇살 위로 / 빛나던 그날의 너와 나 / 재연될 거야.”

절대적으로 밝기만 하다면, 우리는 빛을 알 수 없을 거다. 어둠이 있어 빛의 귀함을 더 잘 아는 샤이니 멤버들과 샤월이다. 여름의 분주함 속에 햇빛이 마음 속에 들어왔다. 그 빛엔 수상한 기색이 없다. 샤이니와 샤월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거둔 성취다.

샤이니는 실력과 인성으로 후배 아이돌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이날 공연엔 대세 그룹 ‘세븐틴’(SVT) 멤버 호시 등이 다녀갔다. 23일부터 열린 이번 콘서트엔 회당 1만명씩 총 3만명이 운집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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