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가해자로 지목받아 사과한 뒤 모든 활동을 중단한 배우 오달수(50)가 한달만에 입을 열고 거듭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성폭행과 성추행 의혹은 부인했다. 이에 실명으로 오달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던 배우 엄지영은 “성추행 당한 건 사실이다. 계속 변명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오달수는 3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 씨와 엄지영 씨에게 사과한다. 하지만 제가 그 두 분의 말씀으로 인해 ‘강간범’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배우 A 씨는 1990년대에 오달수에게 여관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며, 엄지영은 2003년 오달수에게 모텔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오달수는 의혹이 불거진 지 13일 만인 2월 28일 입장을 내고 “모두 저의 잘못이다.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에게 제기된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A 씨에 대해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는 않다. 저는 이미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도 잘렸다.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으며, 엄지영에 대해서도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약 한달 뒤에도 오달수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오달수는 A 씨의 성폭행 주장에 대해 “남녀가 성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그에 대한 의사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차이의 크기가 클수록 ‘성폭행’에 해당한다. 만약 저와 관계를 맺은 상대 여성이 그 기억을 ‘고통’으로 인식한다면, 거두절미하고 일단 사과를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스스로 ‘내가 성폭행을 했다’라고는 인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A 씨가 ‘소리를 질렀는데 오달수가 눈 깜짝도 안하고, 차분한 표정을 지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여성분의 입장에서 당시 관계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제 얼굴이 추악하게 기억에 남았을 수 있겠다. 그것이 문자 그대로 사실이라면, 저는 싸이코패스 또는 영화에서나 보는 연쇄살인마 아니겠느냐”라며 당시 A 씨와의 관계에 대해 “소위 말하는 ‘썸’을 타는 관계로 발전했고, 젊은 남녀가 관계를 맺게 된 것이라고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엄지영에 대해서는 “저는 2001년 이혼한 상황이었고, 2003년 당시 저는 35세, 엄지영 씨도 약 30세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엄지영 씨가 방송에 출연하신 날, 저는 엄지영 님의 말씀을 듣고 이미 성숙한 두 남녀간에 모텔에서 벌어진 일들이 제가 아는 단어, ‘성추행’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을 가졌다. 따져 묻고 싶은 부분도 있었고, 반박하고픈 마음도 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후에는 그 분이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의 심정을 고백하는 모습을 떠올렸고, 지난 기억에 대한 깊은 사죄를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달수의 입장을 접한 엄지영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그(오달수)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변함이 없다”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랐지만, 여전히 오달수는 진심으로 사과한 것은 아니다. 계속 변명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미투 이후에도 오달수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 이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라는 마음도 없다. 내몰려서 하는 것이고, 변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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