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C “김기덕일지 조재현일지…누가 찾아올지 몰라, 지옥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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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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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제공
사진=MBC 제공
“합숙장소가 지옥이었어요. 여자들을 겁탈하려고 하이에나처럼…. 왜 지옥 같았느냐 하면은 밤마다 문을 두드리고 혼자 있을 때는 누가 찾아올지 모르는, 김기덕 감독님, 조재현 씨 중에 누가 찾아올지 모르는 그 불안감이 너무 무섭고 지옥 같은 거예요.”

MBC ‘PD수첩’이 6일 영화감독 김기덕(58)과 배우 조재현 씨(53)의 성폭력 의혹 폭로를 예고하면서 두 사람의 이름이 종일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PD수첩’이 공개한 피해자들의 인터뷰 내용은 예고만으로도 충격적이다.

배우 A 씨는 김 감독의 성관계 요구를 거부한 후 폭행을 당하고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김 감독이)당신같이 감독을 믿지 못하는 배우와는 일해 본 적도 없고 일할 수도 없다(고 하더라). 정말 제가 오열하면서 ‘감독 방에서 자고 오면 배우가 감독 믿는 거고, 감독하고 성관계 안 했다는 이유로 이렇게 나오냐’고 했었다. 너무 비참했었다. 정말 제가 손을 떨 정도로 많이 울었다. 그날”이라고 말했다.

A 씨는 또한 “(김 감독이)정말 입에 담지 못하는 그런 표현을 쓰면서 ‘저랑 X 한 번 하실래요?’ 이렇게 극존칭을 썼다. ‘몸부림 한번 치시죠’(라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 영화에 캐스팅되는 것이 확실시되던 신인배우 B 씨는 김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고 했다.

B 씨는 “(김기덕 감독님이) ‘너의 유두가 핑크색이냐? 아니면 약간 검은색이냐?’ 라더라. 처음에는 나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잘 이해를 못했다. ‘내 성기가 어떤 모양일 것 같아?’ 이런 것도 물어보시고. 그래서 저는 처음에는 뭐를 원하는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2시간 가까이 이러한 이야기를 듣다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자리를 뛰쳐나왔다는 B 씨는 “그냥 계속 한 달 동안은 멘붕이었던 것 같다. 저 사람들이 저렇게 하면 나는 따라야 되는 것인가? ‘내가 너를 지금 끌고 가면 어떻게 할래?’라고 이야기했을 때 진짜 끌려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끔찍한 기억을 떠올렸다.

C 씨는 촬영 현장이 지옥 같았다고 말했다. 20대 초반 김 감독 영화에 캐스팅된 C 씨는 촬영 전부터 김 감독에게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으며, 합숙을 해야 했던 촬영 현장에서는 김 감독과 조재현에게 계속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C 씨는 “밤마다 문을 두드리고, 혼자 있을 때는 누가 찾아올지 모른다. 김기덕 감독님, 조재현 씨 중에 누가 찾아올지 모르는 그 불안감이 너무 무섭고 지옥 같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C 씨에게 다음 작품의 출연을 제안하며 관계 유지를 종용했다고. C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5~6년 간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도 용기를 낸 이유는 같았다. 자신들처럼 끔찍한 일을 겪었던 또 다른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추가 피해자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다.

B 씨는 “내 한 사람의 힘이 보태지면은 조금 더 깨끗해질 수 있겠구나, 그리고 저는 물론 그때 이런 생활을 떠났지만 우리 그 뒤에 있는 아이들은 실력으로 이제 시작을 해야 되는데 (성상납 후) 기회로써 활동한다고 하면 안 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C 씨도 “증언을 하지 못한 피해자들 중에는 더 심한 걸 당해서 오히려 증언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일단 증언하는 자체는 말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그분들이 이걸 보면서 그래도 그 상처가 회복되어서 저처럼 몇 년 동안 암흑기 살지 않고 다시 꿈을 딛고 꼭 연기를 하지 않아도 그냥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PD수첩’의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은 6일 밤 11시1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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