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풍자로·촛불로②] ‘문화계 블랙리스트’? “두렵지 않아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21일 06시 57분


배우 정우성-하지원. 동아닷컴DB
배우 정우성-하지원. 동아닷컴DB
정우성 “계속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 것”
하지원 “배우를 떠나 난 국민의 한 사람”
박정우 감독 “블랙리스트, 차라리 영광”

권력의 부당함을 향한 배우들의 외침이 큰 울림을 만들고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직전 불거진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속한 스타들이 “두렵지 않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제 몫을 하겠다는 의지이자 그동안 대중으로부터 받은 인기에 책임감을 갖겠다는 표현이다.

문화예술계가 의혹을 제기한 블랙리스트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시국선언을 한 문화예술인을 비롯해 야권의 대권후보를 지지한 인물들이 포함된 것으로, 이들은 정부가 이를 토대로 각종 문화예술 지원에서 자신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예인 등 모두 9473명의 명단이 담긴 것으로, 배우 송강호와 김혜수, 박해일과 박찬욱, 김지운 감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이름이 오른 배우 정우성과 하지원이 최근 사태에 관해 꺼낸 따끔한 일침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스타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정우성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도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뉴스를 통해 블랙리스트에 속한 사실을 확인한 하지원은 “배우를 떠나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라며 “현재 상황에 큰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12월 개봉작 ‘판도라’의 박정우 감독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은 영광스럽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촬영을 마치고 1년 동안 개봉 시기를 확정하지 못한 영화는 주요 사회적 이슈인 원전을 소재로 한다. 지휘 능력이 부족한 대통령 대신 재난을 극복하는 소시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특히 이들은 SNS 등 온라인 공간이 아닌 제작발표회 등 공개행사에서 목소리를 냈다. 과거 정치사회적 이슈를 거론하는 데 조심스러워했던 스타들이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이라는 평가다. 특히 권력이 문화계 장악 등 창작활동을 제한하려던 정황이 잇따라 폭로되는 상황에서 스타들도 더는 외면하지 않고 현실문제에 적극 발언하려는 분위기다. 실제로 창작표현의 자유와 독립을 향한 결의를 담은 문화예술인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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