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선 제시카 “빈 노트 채워 가야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17일 06시 57분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가 팀과 결별한 뒤 2년여 만에 솔로 앨범 ‘위드 러브 제이’를 내놓는다. 그 2년의 이야기를 음악을통해 들려준다. 사진제공|코델리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가 팀과 결별한 뒤 2년여 만에 솔로 앨범 ‘위드 러브 제이’를 내놓는다. 그 2년의 이야기를 음악을통해 들려준다. 사진제공|코델리엔터테인먼트
■ 2년만에 돌아온 그녀의 첫 미니앨범 ‘위드 러브 제이’

처음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패닉’
스스로 할 일이 있다는데 만족·설렘

작곡·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직접 챙겨

‘안개 속에 나를 찾아야만 해/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세상이 펼쳐질 거야/이젠 울지 않을래. 이젠 포기 안할래.’(‘플라이’ 중)

2014년 9월30일, 제시카가 그룹 소녀시대에서 빠진다는 소식은 국내외 팬들뿐 아니라 연예계를 술렁이게 했다. 아직까지 “탈퇴” 혹은 “퇴출” 여부를 두고 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SM)와 설명이 엇갈리고 있지만 어쨌든, 현재 제시카는 혼자다.

‘그 일’이 있은 후 제시카가 2년여 만에 홀로서기에 나섰다. 17일 발표한 첫 미니앨범 ‘위드 러브 제이’(With love J)에는 그가 그동안 겪은 혼란과 불안, 그리고 안정을 찾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못 다한 이야기가 담겼다.

“2년 전 그룹에서 나오면서 무슨 일을 할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당황스러웠고, 겁나고 또 무서웠다. 어쨌건 나는 그 시간을 보냈고,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뭔가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설렘과 흥분을 준다. 이 기분이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깊은 생각 끝에 어렵게 드러내는 듯했다. 굳이 이미 정리된 일을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다는 뜻일까.

“‘자진탈퇴?’, ‘강제퇴출?’ 다 좋다. 하지만 그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싸우자는 것 밖에 안 된다.”

SM과 전속계약도 지난해 8월 끝났으니 더 이상 얽매이고 싶지 않다는 말로 들려왔다.

“(소녀시대)멤버들도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고, 나도 마찬가지다. 돌이켜보니 많은 배움을 얻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이제는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일이 많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제시카는 앨범에 그런 스스로의 말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자신의 보컬 특색이 잘 드러나는 곡들이기도 하다. 소녀시대로 활동할 당시엔 그룹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던 터였다. 음악적으로도 많은 게 달라졌다. 곡을 만들고, 프로듀서와 의견을 조율하고, 뮤직비디오 촬영부터 앨범 발표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음악이 이렇게 만들어지는 줄 몰랐다. 하하! 예전에는 곡이 나오면 노래를 부르고, 정해진 틀에서만 움직였다. 팀으로 활동할 때도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해 개성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음악프로그램 출연은 계획에 없지만, 제시카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많이 마련했다.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진짜 나를 보여줄 거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앨범을 내놓는 시기에 맞물려 소녀시대 멤버인 티파니도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애꿎은 인연을 만났다. 기대를 모았던 음악프로그램 만남은 불발됐지만, 음원 경쟁을 하는 것에 대해 제시카는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이 너무 경쟁구도로 몰고 가는 것 같다. 라이벌은 별로다”며 푸념하면서도 제시카는 티파니의 뮤직비디오와 신곡 등을 모두 챙겨 봤고 또 들었다. 그는 “티파니가 표출하고 싶었던 걸 다 한 것 같아 멋있어 보였다”며 “서로 다른 색깔의 음악이니 재미있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제시카는 자신이 써가는 ‘빈 노트’에 무언가를 차곡차곡 채워가며 그저 묵묵히 갈 길을 간다고 했다. 소속사 코델리엔터테인먼트 대표인 남자친구 타일러 권과 결혼도 언젠가는 그 노트에 담길 만하다.

“때가 되면 언젠가 하지 않을까. 똑똑하고 내 일에 존중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제시카는 웃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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