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표절의혹 ‘청춘’ 조기 종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30일 08시 00분


■ 1999년 3월 30일

1999년 오늘 MBC 미니시리즈 ‘청춘’이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날 종영은 불명예스러운 것이었다. 일본 후지TV가 1997년 방송한 드라마 ‘러브 제너레이션’을 표절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MBC는 방송 초반부터 쏟아진 표절 의혹에 3월4일 조기 종영키로 했다고 일찌감치 발표했다. 결국 16회 방송을 예정했던 ‘청춘’은 이날 단 10회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청춘’은 장동건과 김현주, 황인성, 황수정 등이 주연한 드라마. 컴퓨터 회사에 다니는 남자가 이제는 고교 선배의 약혼녀가 된 첫사랑을 10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끝내 자신의 사랑을 되찾지 못한 남자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회사 직원의 마음을 받아들이지만 그마저도 세상을 떠나버린다. 제작진은 당대 청춘들의 사랑과 방황을 그리겠다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청춘’은 끝내 일본드라마를 베꼈다는 의혹과 숱한 논란 끝에 사라졌다. ‘청춘’의 표절 시비와 조기 종영은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그 이전 드라마 표절 논란이 심심찮게 불거졌지만 방송사가 이를 스스로 받아들여 조기에 종영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가 충격에 휩싸였다.

작가와 연출자는 자리를 떠나야 했고, 방송위원회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 내렸다. 방송위원회는 “등장인물의 설정과 전개과정, 구체적인 상황 묘사 등이 일본드라마 ‘러브 제너레이션’을 표절한 것으로 판명”했다.

또 ‘청춘’은 방영 전 중국과 홍콩, 대만 등에 판권을 선 판매했다. 하지만 표절 논란으로 인한 조기 종영으로 관련 협상을 다시 해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MBC는 조기 종영을 결정한 직후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영화의 표절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방송을 내보내 또 다른 비난을 사기도 했다.

방송 프로그램이 전반적인 제작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졌고 관련한 심각한 논의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비롯한 대중문화 콘텐츠의 표절 시비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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