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설 특집]“힘들어도 따뜻한 설 맛있는 명절 보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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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뿔났다-남편밥상’ 좌충우돌 부부 이봉원-박미선

《설 연휴에 아내들은 괴롭다. 명절을 즐기지도 못하고 손님 치르는 스트레스에 짓눌린다. 개그맨 박미선(49)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번 설에는 구세주가 나타날까. 요즘 같아서는 음식 준비와 설거지를 도와주는 남편 이봉원(53)의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봉원은 지난달 21일 새롭게 단장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내가 뿔났다―남편밥상’에서 아내에게 ‘새조개 샤브샤브’를 해줬다. 결혼 생활 23년 동안 아내에게 요리를 해준 것은 처음이다. 박미선은 “낯설지만 지금까지 본 남편의 모습 중 가장 멋있다”며 엄지를 세웠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집 안팎에서 아내들의 ‘분노 게이지’를 올린 남편들이 요리사로 변신해 밥상을 차려주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촬영을 앞두고 조금 낯설어하는 남편 이봉원을 보며 박미선은 조용히 남편의 옷매무새를 만졌다. 아이처럼 가만히 있던 이봉원은 이윽고 활짝 웃으며 카메라 앞에서 새해인사를 전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23년 동안 함께 해온 둘은 영락없는 ‘천생연분’ 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장소 및 한복협찬: 박술녀한복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촬영을 앞두고 조금 낯설어하는 남편 이봉원을 보며 박미선은 조용히 남편의 옷매무새를 만졌다. 아이처럼 가만히 있던 이봉원은 이윽고 활짝 웃으며 카메라 앞에서 새해인사를 전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23년 동안 함께 해온 둘은 영락없는 ‘천생연분’ 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장소 및 한복협찬: 박술녀한복

설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에서 박미선 이봉원 부부를 만났다. 아내를 위해 요리도 해본 ‘다정한’ 이봉원이지만 ‘(아내 얼굴을) 웃으며 마주 봐 달라’는 사진기자의 주문에는 “마주 보고 어떻게 웃어”라며 쑥스러워했다.

―둘 다 방송 활동을 하는 연예인 부부의 명절은 어떤가.

박미선=남들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시부모를 모시고 자식과 삼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이다. 큰집이라 명절 전에 시어머니와 전 부치고 갈비, 나물 등 차례 음식을 만들면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시어머니가 음식을 잘해서 주로 설거지를 담당하지만(웃음). 친척, 지인들이 쉴 새 없이 다녀가다 보면 명절이 금방 간다. 남편은 전형적인 한국 남자다. TV 보고 누워 있다가 손님들 맞이할 때 돼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봉원=내가 하면 잘한다. 지금은 할 사람들이 많으니까 가만히 있는 거다(웃음).

―명절에 특별히 해먹는 음식이 있나.

=설에 떡국 해먹는 것은 똑같다. 하지만 집에 온 손님들에게 특별히 시어머니가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도 대접한다. 차례상에 올리지 않지만 오징어 홍합 고추를 갈아서 만든 매운 고추부침개도 만든다. 집에 온 손님들마다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는 별미다.

―부부에게 명절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나라 외에 몇 나라밖에 없는 멋있는 풍습 같다. 요즘 사람들이 간소화를 좋아해서 그런지 빨간 날이라고 여행가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이 고루하게도 보이겠지만 지켜나가면 좋겠다.

=힘들다. 와서 인사들만 딱 하고 돌아가면 좋을 텐데(웃음). 설거지만 해도 산더미다. 그래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웃고 어울리는 모습은 보기 좋다. 남편이 좀 도와준다면 언제든 즐겁게 준비할 수 있다.

―(이봉원이) 방송에서 선보인 음식 솜씨가 의외다. 비결은….

=일본 유학 가서 자취할 때 직접 음식을 해먹었다. 그리고 평소 캠핑이나 등산 갈 때도 사람들에게 직접 요리를 해준다. ▽박=남편이 밖에서는 음식을 잘 못 먹는다. 다른 사람 손을 빌릴 바에야 본인이 직접 다 하는 것 같다. 진작부터 나한테도 음식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내가 뿔났다’에 출연한 지도 반년이 넘었다. 스스로 변화된 부분은….

=처음에는 남편을 대신하는 ‘드림맨’을 만나는 이런 아이템이 방송으로 될까 싶었다. 하지만 여성 시청자의 돌파구가 됐는지 반응이 좋았다. 공감도 많이 해주고. 그래도 처음에는 나만 뿔난 줄 알았는데 방송을 하면서 남편의 ‘뿔’도 생각하게 됐다.

=주변 사람에게는 보지 말라고 조언하는 프로다. 그래도 다들 보더라. ‘이제는 요리까지 하느냐’는 얘기도 주변으로부터 들었다(웃음).

=요즘 ‘남편밥상’에서 요리를 해준 뒤에 집에서도 방송 안 할 때 혼자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한 번 먹어보라 한다. 방송의 긍정적 기능이다. ―이번 설에 음식 준비하는 남편 이봉원 기대해볼 수 있나.

▽박=설 때도 카메라가 집으로 와서 찍으면 좋겠다. 그러면 음식 준비 도와주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을까(웃음).

=안 그래도 이번 설을 계기로 요리 한번 배워보려고 한다. 올해 안에 한식요리사 자격증도 딸 계획이고. 자격증 따면 음식점 프랜차이즈를 전문적으로 해 보면 어떨까….

=안 듣는 게 나을 뻔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함께해 온 비결은….

▽박=나한테 맞춰 달라고만 하지 않고 조금씩 맞춰 가면서 살아온 것 같다. 또 대가족이 함께 살아왔기에 남편에게 서러워도 다른 방법으로 위안을 받았다.

▽이=크게 안 바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상대가 뭔가 했을 때 기쁨은 두 배다. 하하.

―새해 바람은….

=조리사 자격증 취득 외에 연예인으로 데뷔하고 처음 음반을 낸다. 중년의 이야기를 담은 세미트로트 앨범으로 이번 달 녹음 작업을 진행한다. 산악회 회장인데 연말에 히말라야 등반 계획을 갖고 있다. 갔다가 꼭 내려올 거다.

=새로운 자기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다. 미술 공부도 새로 하고 있고, 평소 운동을 싫어하는데 운동해서 다이어트부터 할 거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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