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러시아 저항밴드, 소치서 푸틴 조롱…‘도둑질’ 혐의로 체포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9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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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라이엇
푸시라이엇


푸시라이엇 푸틴 조롱

러시아의 저항 록밴드 '푸시라이엇(Pussy Riot)'의 '간 큰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AP와 USA투데이, BBC 등 해외 언론들은 19일 여성 5인조 록밴드인 푸시라이엇 멤버들 중 2명이 소치에서 긴급 체포되었다가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호텔에서 도둑질을 했다'라는 혐의로 체포되었지만,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사실은 달랐다.

푸시라이엇의 멤버 중 1명인 나데즈다 톨로코니코바는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일요일에 소치에 도착한 뒤 계속 붙들려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체포할 구실만 찾고 있다"라면서 "지금 소치는 보안요원들과 경찰들로 뒤덮였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푸틴이 우리 조국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줄 것(Putin will teach you to live the motherland)'이라는 자신들의 신곡 뮤직비디오를 소치에서 촬영하던 중 붙잡혔다. 제목부터 노골적으로 푸틴의 독재를 조롱하는 노래다.

푸시라이엇은 러시아 대선이 열리던 지난 2012년 2월,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의 대성당에서 복면을 한 채 '성모여, 푸틴을 러시아에서 추방하소서'라는 노래의 공연을 펼쳐 전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이들의 공연은 성당 측의 허가 없이 이뤄진 것이었고, 가사 역시 '모스크바 총대주교는 신이 아닌 푸틴을 믿는 사람'이라는 내용이었다.

푸시라이엇은 성당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의 제지로 1분 만에 공연을 중단해야했지만, 해당 공연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로 파급됐다. 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와 폴 매카트니, 레드핫 칠리페퍼스, 스팅 등이 푸시라이엇의 석방을 요구했고, 푸틴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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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노력도 소용없이, 이들은 재판에서 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하지만 푸시라이엇 멤버들은 만기 출소한 지 2달 만에 또다시 이 같은 푸틴 반대 운동을 벌여 전세계 자유주의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푸시라이엇 사진=푸시라이엇 다큐 영화 '푸시 라이엇: 어 펑크 프레이어' 스틸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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