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다음엔 ‘K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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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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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음악축제서 한국 인디밴드 잇단 초청… “中-日과 다른 독창성 호평”

미국과 일본 ‘우쿨렐레 페스티벌’에 참가한 ‘우쿨렐레 피크닉’. 루오바팩토리 제공, 전 세계 음악 페스티벌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5인조 밴드 ‘칵스’. 마스터플랜 제공, 가창력을 인정받아 ‘서머소닉’ 무대에 선 ‘더블유 앤 웨일’. 플럭서스 뮤직 제공(위에서부터)
미국과 일본 ‘우쿨렐레 페스티벌’에 참가한 ‘우쿨렐레 피크닉’. 루오바팩토리 제공, 전 세계 음악 페스티벌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5인조 밴드 ‘칵스’. 마스터플랜 제공, 가창력을 인정받아 ‘서머소닉’ 무대에 선 ‘더블유 앤 웨일’. 플럭서스 뮤직 제공(위에서부터)
보아, 갤럭시 익스프레스, 칵스, 더블유 앤 웨일, 이디오테입. 지난 주말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린 록 페스티벌 ‘서머소닉’ 라인업에 오른 한국 뮤지션들이다. 이들은 에이브릴 라빈, 콘, 레드핫 칠리 페퍼스와 같은 세계적 뮤지션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스페셜 게스트 명단엔 소녀시대도 있었다. 서머소닉은 일본의 대표적인 페스티벌로 서태지(2001년), 넬(2008년), 메이트와 빅뱅(2010년)이 참여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많은 한국 뮤지션이 한꺼번에 무대에 오른 일은 처음이다.

인디 밴드들이 한류 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해외의 유명 음악 축제에 초청받아 무대에 서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올 3월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 이디오테입, 비둘기우유는 캐나다 토론토의 ‘캐나다 뮤직 위크(CMW)’ 페스티벌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무대에 올랐다. 4월엔 삐삐밴드 출신 이윤정이 결성한 토털아트 퍼포먼스 듀오 EE가 한국 뮤지션 중 처음으로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3인조 밴드 우쿨렐레 피크닉은 지난달 미국 하와이 ‘우쿨렐레 페스티벌’에 다녀온 후 6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우쿨렐레 피크닉 저팬’ 무대에도 섰다.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엔 11인조 밴드 엠플렉스가 국내 최초로 초청됐다.

인디 밴드들이 이처럼 잇달아 해외 무대에 초청받는 이유는 아이돌 가수들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이들 밴드의 음악성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영자신문 ‘저팬타임스’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에 대해 “원초적 에너지가 느껴지는 팀”이라고 소개하며 “최근의 케이팝 붐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인디밴드들에도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록밴드 백두산의 기타리스트 김도균은 “국내 밴드 뮤지션 중 해외 무대에서도 실력을 겨룰 만한 이가 많다”고 평가했다.

해외 무대를 경험해본 밴드들은 한국적인 대중음악의 독특함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해석했다. 몽트뢰 페스티벌에 다녀온 엠플렉스의 정승원은 “(공연 관계자와 관객들이) 동양인의 재즈음악을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록음악을 해외에 알리는 프로젝트 ‘서울소닉’을 기획한 DFSB 공윤영 이사는 “해외 뮤지션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는 일본 중국과 달리 한국 뮤지션들은 독창성과 응용력이 뛰어나다”며 “어떤 장르를 해도 우리만의 리듬과 멜로디를 표현하는 점이 외국인들에게 높이 평가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디밴드의 해외 진출을 한류의 또 다른 양상으로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은 행사 관계자의 추천으로 알음알음 해외 무대에 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 이사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해외 진출 시스템이 없고 외국인들이 한국 밴드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배순탁 음악평론가는 “해외 기획사와의 교류를 통해 우리 밴드 음악을 해외 시장에 선보일 수 있어 성장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하려면 충분한 사전 조사와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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