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패틴슨(왼쪽)과 리스 위더스푼 주연의 ‘워터 포 엘리펀트’. 서커스단에서 막일을 하는 청년 제이컵과 서커스단 단장의 아내 말레나의 사랑을 그린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했다. 다음달 4일 개봉된다.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매끈한 꽃미남 뱀파이어 로버트 패틴슨(25)이 우수에 젖은 로맨틱 가이로 변신했다. 패틴슨은 1930년대 미국 서커스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워터 포 엘리펀트’에서 10세 연상의 할리우드 톱스타 리스 위더스푼(35)과 운명적인 사랑을 나눈다.
프랜시스 로런스 감독의 ‘워터…’는 세라 그루언의 동명(同名) 베스트셀러 소설을 각색한 영화. 패틴슨은 수의학도의 길을 포기하고 서커스단에서 막일을 하는 제이컵 역을, 위더스푼은 서커스단의 최고 스타이자 단장인 어거스트(크리스토프 왈츠)의 아내 말레나 역을 맡았다. 제이컵과 말레나는 서커스단의 마스코트 코끼리인 ‘타이’를 매개로 사랑을 키워간다.
앞서 ‘트와일라잇’(2008년)에서 섹시한 뱀파이어로 등장해 ‘청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패틴슨은 3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모니카의 페어먼트 미라마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끼리 타이와 함께 지내고 대본을 읽으면서 주인공인 제이컵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꼈다”며 배역에 느낀 친밀감을 강조했다.
그는 “촬영하는 동안 두 사람(위더스푼과 왈츠)이 매일 아카데미상 수상 경력을 강조했다”고 말해 기자들을 웃음 짓게 했지만 “오스카상 수상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연기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위더스푼은 2006년 ‘앙코르’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왈츠는 2010년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영화 팬들에게 ‘트와일라잇’의 인상이 짙게 남아있음을 의식한 듯 패틴슨은 “관객이 나에게 원하는 것(청춘의 아이콘)을 잘 알지만 어느 정도는 관객을 실망시키더라도 더 냉정한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의 바람대로 그가 이번 영화를 통해 소년에서 성인 연기자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패틴슨이 ‘트와일라잇’이나 ‘해리 포터’와는 다른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패틴슨은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매력남인 케드릭 디고리 역을 맡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스탠퍼드대 출신의 엘리트 배우인 위더스푼은 이번 영화에서 코끼리 등에 오르고 철봉에서 곡예를 펼치는 서커스 연기를 선보인다. 이를 위해 3개월간 맹훈련을 했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동료 배우들과 힘을 합쳐 어렵게 새로운 마법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영화와 서커스는 닮았다”며 “영화를 찍는 동안 코끼리와 영혼이 가까워지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위더스푼과 패틴슨이 함께 출연한 영화는 ‘워터…’가 두 번째. 두 사람은 1800년대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 ‘배니티 페어’(2004년)에 엄마와 아들로 출연했다. 당시 신인이었던 패틴슨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 위더스푼도 그를 못 알아봤다고 털어놓았다. “배니티 페어를 찍을 때 저는 27세, 패틴슨은 17세였어요. 이번 영화에서 다시 만났을 때 알아보지 못했죠. 누군가가 ‘전에 저 사람 엄마 역 했었잖아’라고 말해줘 알았어요.” 폭소가 터졌다.
국내 팬들에겐 로맨틱 코미디 ‘금발이 너무해’로 유명한 위더스푼은 직접 보니 꽤 작은 체구였다. 국내 포털 사이트엔 키가 156.2cm로 나온다. 하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똑 부러지게 소화해내는 연기력 덕택에 할리우드에서도 출연료가 높은 배우에 속한다.
할리우드의 에이전트 짐 토스와 최근 재혼한 위더스푼은 ‘남편이 (패틴슨과의) 러브신에 어떻게 반응했느냐’는 난처한 질문을 “독감에 걸려 콧물을 줄줄 흘리며 연기했다”는 말로 슬쩍 피해갔다. 5월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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