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팝-R&B-펑크… 고감도 멜로디의 지뢰밭

동아일보 입력 2010-09-21 03:00수정 2010-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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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밴드 마룬 파이브 신작앨범 ‘핸즈 올 오버’
미국의 록 밴드 마룬 파이브. 이들은 세계적으로 1500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하며 톱클래스 밴드로 우뚝 섰다.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마룬 파이브(Maroon5)는 대중적 성취라는 면에서 2000년대 이후 단연 최고의 록 밴드라 할 수 있다. 마룬 파이브는 1995년 보컬리스트 애덤 리바인을 중심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결성된 밴드. 당시 그룹 이름은 ‘카라스 플라워스’였다. 이때만 해도 전형적인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을 연주하는 평범한 밴드에 불과했다. 이후 흑인 음악을 접한 애덤 리바인이 록 연주에 리듬앤드블루스(R&B)와 펑크를 섞어내면서 톱클래스 밴드로 우뚝 서기 시작했다. 이런 음악적 변화를 이유로 2002년 그룹 이름을 마룬 파이브로 변경했다.

마룬 파이브로 다시 태어난 2002년 이래 미국에서 1000만 장 이상, 세계적으로는 1500만 장 이상의 음반을 팔아 치웠다. 록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는 한국에서도 이들의 인기는 대단해 ‘디스 러브’ ‘쉬 윌 비 러브드’ ‘메이크스 미 원더’ 등의 곡들이 각종 차트의 상위권을 휘저었다. 자연스레 가요만 듣는 어린 친구들도 마룬 파이브의 노래 한두 곡 정도는 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그들은 영락없는 ‘레이디 가가의 록 버전’이다.

최근 발매한 신작 ‘핸즈 올 오버(Hands All Over)’에서도 그룹의 광대한 대중성에는 변함이 없다. 형식은 록인데도 팝 음악 뺨칠 정도로 친근한 멜로디가 넘실거린다. 빌보드 차트 20위권에 안착한 첫 싱글 ‘미저리’와 이어지는 ‘기브 어 리틀 모어’가 웅변하듯, 단 한 번의 청취만으로도 록 히트의 ‘골든 레시피’를 만끽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도 앨범은 고감도 멜로디의 지뢰밭이라고 할 만하다. 록 사운드에 대한 ‘전면적 클린 세탁’이라고 할까. 록, 팝, R&B, 펑크 등 다채로운 스타일이 녹아 있음에도 이에 대한 특별한 인식 없이 청취 만족감을 즐길 수 있는 이유다. ‘익숙한 것들에 대한 호의’를 이렇듯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 자체가 가히 용기라고 느껴질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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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대중적으론 다시 한 번 정상에 깃대를 꽂을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거물 프로듀서 ‘로버트 존 머트 랭’과 함께 조율한 소리 품질이 두 번째 경이를 안겨준다. 탄력이 넘치면서도 세련됐고, 세밀하면서도 여유롭다. 마치 끌과 정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조각가처럼, 함부로 넘볼 수 없는 ‘하이엔드 사운드’를 완성해 냈다.

‘콜드플레이’나 ‘뮤즈’ 정도를 제외하면 새천년 록 공동체 중 마룬 파이브처럼 ‘미래의 성공이 예약된 밴드’는 드물 것이다. 바로 록 스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렇게 새 음반 뉴스만으로도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음악적으로도 특대(特待)받는 밴드가 우리 주류 가요계에서도 나타난다면 언제든 대환영일 것이다. 실력 검증이 끝났다면 조건은 딱 하나. 비리만 없으면 된다.

배순탁 대중음악평론가·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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