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의형제 왜 뜨는가?] “‘의형제’ 가장 신경쓴 건 액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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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07시 00분


두 번째 장편 영화인 ‘의형제’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훈 감독. 2008년 장편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로 주목받은 그가 이번에 ‘의형제’에서 가장 집중한 건 액션 장면이라고 했다. [사진제공=영화인]
두 번째 장편 영화인 ‘의형제’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훈 감독. 2008년 장편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로 주목받은 그가 이번에 ‘의형제’에서 가장 집중한 건 액션 장면이라고 했다. [사진제공=영화인]
□ ‘의형제’ 장훈 감독의 영화 이야기

“신비스런 캐릭터 무조건 고집
의형제, 두 남자 덕분에 떴어요”


‘의형제’의 장훈 감독은 개봉 3주 만에 35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 비결을 묻자, “송강호와 강동원, 두 배우의 연기력”이라고 했다.

그는 영화에서 “그저 시나리오의 스토리가 관객에게 오해 없이 잘 전달되도록 신경을 썼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 흥행의 절대적 요소로 꼽은 두 배우는 장 감독의 단호한 결단이 없었다면 스크린에서 만나지 못할 뻔 했다.

‘생활연기의 달인’ 송강호가 작전에 실패하고 파면된 국가정보원 요원을 맡는 것에는 제작진의 별다른 이론이 없었다. 그러나 남한에 남겨진 남파 공작원을 ‘꽃미남’인 강동원이 맡는 것에 대한 제작진 일부의 우려가 제기됐다. 장훈 감독은 강동원이란 배우가 가진 ‘신비스러움’이 좋아 그를 고집했다.

“송지원이란 캐릭터의 신비스런 느낌은 강동원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송강호의 파트너’로서 두 사람의 조합에도 기대가 매우 컸죠. 기대만큼 호흡이 너무 잘 맞았어요.”

장훈 감독은 강동원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동원씨, 그냥 저 믿고 한번 해보시죠’라고 직접적으로 출연 요청을 했다. 애초 출연을 거절하려고 나왔던 강동원은 한동안 장 감독을 빤히 쳐다본 후 “그럼 그럴까요?”라고 한 마디로 수락을 했다.

장훈 감독은 서울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10월 김기덕필름의 영화 ‘사마리아’ 연출부로 뒤늦게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신부수업’과 ‘빈집’의 연출부, ‘활’과 ‘시간’의 조감독을 거쳐 2008년 개봉작 ‘영화는 영화다’로 데뷔했다.

‘영화는 영화다’나 ‘의형제’ 모두 두 남자가 등장하고 액션이 볼거리의 주요 포인트다.

장 감독은 “원래는 ‘식스센스’ ‘메멘토’ 같은 스릴러를 좋아했기에 데뷔작이 액션영화가 될 줄 몰랐다”며 ‘의형제’에서 제일 신경을 쏟은 것은 액션 장면이라고 했다. 다른 장면의 연출은 시나리오에 충실했지만 액션신만큼은 힘을 많이 줬다.

특히 철거를 앞둔 서울 남가좌동 주택가의 좁은 골목에서 찍은 차량 추격 장면은 콘티를 먼저 꼼꼼히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3D 화면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뒤 촬영에 들어갈 정도로 신경을 쏟았다.

“액션이 벌어지는 공간들은 아파트 앞, 골목 등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공간으로 정했고, 현실적으로 그렸어요. 액션이 너무 멋있게만 보인다면 영화 전체의 느낌과 배우의 캐릭터에 방해가 될 것 같았어요.”

‘의형제’는 ‘공동경비구역 JSA’와 ‘쉬리’처럼 분단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결코 무겁지 않다. 더욱이 탈북자, 이주노동자, 가정폭력 등 무거운 소재도 나오지만 이야기는 따뜻하고 유쾌하다.

“그동안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는 대부분 비극적이었죠. ‘공동경비구역 JSA’, ‘쉬리’가 개봉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의형제’를 하면서) 비극적 결말을 지금도 계속 반복해야하는 것인지 고민이 많았어요. 전 그냥 ‘의형제’의 두 사람이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싶었어요. 10년 동안 새터민과 이주노동자들이 많아졌지만 그들의 실상은 좋지 않습니다. ‘의형제’에서는 비극적인 결말보다 해피엔딩이 더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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