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커버스토리] 유이 “현모양처 NO! 일욕심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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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1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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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연예계 ‘대세’ 유이 솔직담백 인터뷰



●청바지 사이즈 26, 마른 팔다리…'꿀벅지'라 하기엔 갸냘픈 체형
●미래와 꿈에는 당찬 그녀, 동경하는 연예인 얘기엔 눈물 글썽
● 현모양처, 일 욕심 많아진 지금은 '어렸을 때 꿈'일 뿐
● 연예인 지망생에는 "TV에서 보이는 모습들의 이면을 보라"고 조언



▲[동영상] 유이,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현재 방송가에서 2010년 최고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스타는 '애프터스쿨'의 유이다. '우리 결혼했어요' '강심장' '해피투게더'등 유명 연예 프로그램들의 특급 게스트로 꼽히며 버라이어티계의 섭외 1순위가 된 데 이어 소주, 의류 등 굵직굵직한 CF출연도 이어지고 있다.

3일 열린 제 19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는 탁재훈과 호흡을 맞춰 처음으로 공동 MC를 맡았다. '애프터스쿨'은 '너 때문에'로 이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요즘 여배우들의 '로망'이라는 청바지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들리는가 싶더니 '꽃보다 남자'의 제작사 그룹에이트가 기획한 골프무협 드라마 '버디버디'에 캐스팅됐다는 낭보도 들려왔다. 비교적 빨리 찾아온 첫 주연의 행운이다.

숨쉴 틈 없이 몰려온 겹경사에 마치 구름 위를 나는 듯한 기분일 그의 요즘 생활과 생각이 궁금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자막처럼 '2010년에도 역시 유이가 대세'일까.

제일모직이 수입하는 프리미엄 진,'세븐포올맨카인드' 모델로 발탁된 유이. 길고 가는 팔다리 덕분에 청바지 모델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제일모직.
제일모직이 수입하는 프리미엄 진,'세븐포올맨카인드' 모델로 발탁된 유이. 길고 가는 팔다리 덕분에 청바지 모델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제일모직.

▶ '꿀벅지 미녀'라 하기엔 가냘픈 외모

이른 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9일 오후. 포토그래퍼 조선희 실장의 스튜디오에 도착한 취재팀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스튜디오의 터줏대감, 회색 고양이였다.

낯선 사람의 방문에 놀란 듯 동그랗게 눈을 치켜뜬 고양이는 촬영 소품으로 가져다 놓은 값비싼 액세서리며 구두 사이를 재주 좋게 살금살금 피해 다녔다.

그 때 마침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갔던 유이가 탈의실 밖으로 빠끔히 고개를 내밀었다. 스튜디오에 들어선 낯선 얼굴에 그 역시 조금 놀란 듯 동그란 눈을 반짝였다. 방금 본 고양이와 꼭 닮은 순진한 눈빛.

이날은 그 전날 진행된 프리미엄 청바지 브랜드 '세븐포올맨카인드(이하 세븐진)'의 광고 촬영에 이어, 이 브랜드의 청바지를 활용한 패션잡지의 화보 촬영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유이는 그 동안 미국의 현지 모델만을 기용해 온 '룰'을 깨고, 올해 처음 한국 시장만을 위한 모델을 발탁한 '세븐진'의 첫 한국인 모델이 됐다.

'세븐진' 문진이 실장은 "100명 정도의 여성 스타들을 리스트업 한 뒤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유이를 낙점하게 됐다"며 "신체 비율이 좋고, 무엇보다 다리가 길어 따로 사진 보정 작업을 할 필요도 없는 완벽한 청바지 모델"이라고 말했다.

유이가 화보 촬영 때 입을 옷들이 걸린 옷걸이를 살펴보니 T셔츠와 청바지 사이즈는 각각 각각 S(스몰)과 26인치. 청바지 사이즈 26인치는 패션계에서 이른바 '피팅용 사이즈'로 부르는 '모델 사이즈'다.

그가 다음 컷 촬영을 위해 핫팬츠로 갈아입자 자연스레 허벅지가 드러났다. 2009년 연예계 화두가 된 이른바 '꿀벅지'. 하지만 군살 하나 붙지 않은 마른 몸매 때문인지 탄탄하다는 느낌보다는 가냘프다는 느낌이 앞섰다.

한 촬영 관계자도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사실 일반인에 비하면 많이 마른, 모델 체형에 가까운 허벅지를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화보 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리느라 인터뷰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시작될 수 있었다. 예정보다 길어진 촬영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던 소속사 매니저는 애꿎게도 기자 손에 들린 질문지에서 '묻지 말아야 할 질문'들을 체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에 의해 삭제된 질문 중에는 이런 것들이 포함됐다. '청바지 화보 촬영 후 고현정과 닮았다는 기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소감은?' 얼마 전 방울토마토로 하루를 견디는 소녀시대 식단이 화제가 됐는데 이런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해 본 적이 있나' '이상형은?' '꿀벅지란 별명을 듣는 기분' '88년생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 모임인 '팔방미인'은 어떻게 활동하나' '연예계에는 전도연 씨처럼 결혼 후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은하 씨처럼 대외적 활동을 과감히 접는 사람이 있다. 각각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지 속에 있던 '연애'란 단어에도 날카로운 눈빛을 보이던 이 매니저는 이 단어가 들어있는 전체 질문이 '또래 여성들과 달리 평범한 학교생활과 연애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많이 아쉽진 않은지'인 것을 확인하고는 '반토막'이 된 질문지를 돌려줬다.

10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드라마 '버디버디'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이용우(왼쪽)와 유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선=연합뉴스) ☞ 사진 더 보기
10일 오후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드라마 '버디버디'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이용우(왼쪽)와 유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선=연합뉴스) ☞ 사진 더 보기


▶ 동그란 얼굴이 콤플렉스…이제는 장점이라 생각

마침내 얼굴을 맞댄 유이는 10시간 가량 계속된 촬영 강행군에도 지친 기색 하나 없었다. 체력 하나는 타고난 걸까. 뾰루지 하나 없이 보송보송한 피부 역시 부러웠다.

- 화면에서 보기보다 훨씬 날씬하고 예쁜데요….

"아, 감사합니다.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와 '선덕여왕' 촬영을 하고 곧바로 앨범활동에 들어가다 보니 살이 좀 빠졌어요."

연예인과 다이어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 날도 그는 화보 촬영팀이 모두 자장면 등 중국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때 샌드위치와 샐러드, 유기농 주스, 생수를 선택했다.

- 피부나 머릿결은 어떻게 관리하세요.

"솔직히 (소속사로부터) 혼날 정도로 관리를 안 해요. 지난 연말 발표한 신곡 '너 때문에'로 활동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염색과 퍼머를 해 봤어요. 제 화장대에는 스킨, 로션, 수분크림, 수분팩 밖에 없어요. 나름대로 관리를 한다면 수분팩을 바른 채 잠들고, 머리를 깨끗하게 말린 뒤 외출한다는 것, 그리고 사시사철 썬크림을 챙겨 바르는 정도죠."

- 요즘 여자 스타들의 꿈이라는 청바지 모델로 발탁된 소감은? 캐스팅한 브랜드 관계자는 유이 씨가 청바지 모델로 이상적인 체형을 가졌다고 극찬했는데….

"어머, 정말요? (놀라움 20%, 겸손 30%, 기쁨 50% 쯤이 섞인 눈빛으로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며)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평소 가장 즐겨 입는 옷이 청바지다보니 치마나 다른 바지를 입으면 제 측근들은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물을 정도예요. 그런 유이가 청바지 모델이 되다니 너무 기뻐요."

- 유이 씨도 신체적인 콤플렉스가 있나요?

"(주저없이) 동그란 얼굴요. 저희 다른 멤버들은 얼굴이 다들 갸름해서 같이 사진을 찍을 때 마다 은근히 신경쓰였거든요. 근데 많은 분들이 이런 얼굴형이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칭찬해주셔서 이제는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유이는 통통한 볼살 때문에 고현정과 닮았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랜드성형외과 유상욱 원장은 "유이와 고현정의 공통점은 앞 광대뼈의 볼륨감이 살아 있어 전형적인 동안형이라는 것"이라며 "이에 갸름한 얼굴형과 큰 키, 서구적 골격 등 체형의 유사함까지 더해져 비슷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CF는 지금까지 몇 편이나 찍었나요.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주류 의류 광고 등 4개 정도요. (활짝 웃으며) 와, 행복해라. 건강한 모습, 청순하고 섹시한 모습 등 저 스스로도 이런 면이 있었나 할 정도로 숨겨진 모습들을 이끌어내 주셔서 모두 좋아요. 이번 청바지 광고랑 화보를 찍으면서는 처음으로 이렇게 특이한 헤어와 메이크업을 해 봤는데, 참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처음엔 카메라 앞에 서는 것 자체가 쑥스러웠는데 조선희 작가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조 작가가 평가하는 유이는 '영리함'으로 압축된다. "한 번 가르쳐주면 포인트를 영리하게 캐치해 낸다. 워낙 열심히 하는 데다 표정이 다양해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

▶ 첫 주연, '버디버디' 캐스팅 소식에 눈물

유이는 드라마 단 두 편만에 드라마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올 상반기 방영 예정인 '버디버디'는 10일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 드라마 주인공이 된 소감은 어때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버디버디'는 만화로 먼저 접했어요. 제가 평소 책이나 만화를 좋아해서 소속사 대표님이 읽어보라고 권해주셨거든요.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이 캐릭터가 정말 맘에 든다'고 말씀드렸더니 그제야 '그럼 오디션 한 번 볼래?'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오디션을 보라고 하면 제가 부담을 느낄까 봐 미리 말을 안 하셨던 모양이예요. 오디션장에서 만난 제작사 송병준 대표님께 '정말 하고 싶다'고 거듭 말씀드렸어요. 캐스팅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죠."

- 실제로 골프는 잘 치나요?


"아버지가 야구 외에도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좋아하셔서 어려서부터 집에 있는 골프채는 익숙하게 봐 왔죠. 부모님께서 한 번 해보라고 추천해주셨던 운동도 골프였고요. 아직은 폼도 제대로 잡지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연습할 거예요."

유이의 아버지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히어로즈의 김성갑 코치다. 타고난 운동 유전자 덕분인지 유이와 유이의 언니 모두 수영 선수로 활동했다.

- MC, 가수, 연기자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데 이 중 가장 성취감이 강한 분야는 뭔가요.

"진행을 맡은 것은, 탁재훈 선배님 덕분에 무사히 마치긴 했지만 정말 떨리는 경험이었어요 물론 매력도 많이 느꼈죠. 대본이 아닌 자기 감정 그대로 전달할 수 있고…. 가수와 연기자를 비교하자면, 이렇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가수는 제가 꼭 하고 싶었고, 꼭 이루고 싶었던 꿈이라면 연기는 '내가 할 수 있을까'하고 막연히 생각했던 일이 이뤄진 꿈이라고."
유이는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연기자로서의꿈을 본격적으로 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이 드라마에서 악녀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9월 SBS사옥에서 열린'미남이시네요' 제작 발표회. 스포츠동아 양회성 기자. ☞ 사진 더 보기
유이는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연기자로서의꿈을 본격적으로 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이 드라마에서 악녀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9월 SBS사옥에서 열린'미남이시네요' 제작 발표회. 스포츠동아 양회성 기자. ☞ 사진 더 보기


▶ '애프터스쿨'의 귀여운 군기 반장

아무리 건강해도 '인기 아이돌'이라면 겪기 마련인 살인적인 스케줄을 견뎌내기는 쉽지 않을 터. 얼마 전 '강심장'에 출연한 '애프터스쿨'의 리더 가희는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방송 중 잠이 들어 다른 출연자들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 유이 씨도 충분히 자지 못할 것 같은데. 숙면을 취하는 노하우는?

"드라마랑 앨범 준비를 같이 하면서 하루에 2시간씩 잤어요. 부족한 잠은 차 속이나 헤어숍에서 보충했죠. 차 안에서 이어폰을 끼고 발라드나 재즈 같은 부드러운 음악을 들으면 나름대로 숙면을 취할 수 있어요. 발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 유이 씨가 그룹 내 막내들의 '군기'를 잡는다는 사실이 공개돼 화제가 됐죠. 지금도 인기 검색어던데.

"아하하. 그래요? 사실 제가 운동을 해서 위계질서에 익숙해서인지 선배들한테 심하게 깍듯한 편이예요. 후배들이 들어올 때 저는 드라마랑 앨범 준비를 함께 하고 있어서 자주 만나지 못했거든요. 가끔 시간이 나 연습실에 가보면 이 친구들이 배달 음식 랩을 뜯거나, 음식을 치우는 걸 언니들과 함께 하고 있는 거예요. 또 차를 탈 때도 언니들 자리가 따로 있는데 그걸 모르고 있는 것 같았고요. 제가 이 그룹에 들어올 땐 베카가 언니들한테 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거든요. 바로 윗 선배인 제가 자리를 잘 지키지 못해 막내들이 혹시 실수나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나서게 된 거예요."

- 연습생 생활은 얼마나 했나요. 또 연습생 시절 동경하던 연예계와 정상에서 바라 본 연예계엔 차이가 있나요.

"많은 분들이 제가 연습생 생활을 짧게 했다고 알고 계시는데 지금 소속사에서 1년, 그 전 소속사에서 2년, 이렇게 3년을 했어요. 전 아직 신인이라 여전히 연예계의 모든 게 생소해요. 연습생일 때 분명히 짜고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토크쇼나 버라이어티가 정말 '리얼'하다는 것도 최근에야 알았죠. 이제 남의 노래와 춤 대신 저희 노래와 춤을 연습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행복한 점이고요."

- 유이 씨를 동경하는 10대 연예인 지망생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TV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자신만의 싸움도 해야 하고 데뷔 후까지 '과연 이 길이 내 길인가'하는 고민을 하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친구들이라면, 젊음을 바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신인임을 강조하는 그지만, 이 대목에선 이미 단단히 여문 '내공'이 느껴졌다.
지난해 '꿀벅지' 신드롬을 몰고 온 유이. 건강한 매력 덕분에 스포츠 관련 드라마에 캐스팅될 수 있었다. 스포츠동아 임진환 기자 ☞ 사진 더 보기
지난해 '꿀벅지' 신드롬을 몰고 온 유이. 건강한 매력 덕분에 스포츠 관련 드라마에 캐스팅될 수 있었다. 스포츠동아 임진환 기자 ☞ 사진 더 보기


▶ "감정에 솔직한 것은 내 장점이자 단점"

단단하게만 보이던 유이가 인터뷰 도중 살짝 눈물을 글썽이는 대목이 있었다. 엉뚱하게도 바로 이 질문에서였다.

- 어렸을 때부터 동경하던 스타가 있나요?

"비욘세 님이요. 내한공연을 왔을 때 다른 스케줄 때문에 가지 못했던 게 정말 가슴 아팠어요. 미국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공연을 보고 싶어요. 어려서부터 '크레이지 러브'등 비욘세 님의 명곡들을 사랑했어요. 갑자기 왜 가슴이 뭉클해지지? 누가 제게 능력을 주신다면 비욘세 님이 무대에서 사람들을 사로잡는 것과 같은 매력과 힘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고 보니 그는 눈물이 많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가상 남편 박재정의 사소한 배려 하나하나에 눈물로 화답하곤 했다. '미남이시네요'의 제작진도 그가 오디션 현장에서 단숨에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심장'에서는 평소 이상형으로 꼽던 비와 전화통화를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원래는 남 앞에서 눈물 흘리는 걸 너무 창피해하는 스타일이예요. 그런데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을 하다보니 제 감정을 숨기지 못하겠더라고요. 저는 장점과 단점이 한가지예요. 제 감정에 솔직한 것…."

그는 '우결' 출연 당시, 타로카드 점을 보는 장면에서 '양자리는 원래 외롭고 친구가 없다'는 해석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 때의 에피소드를 꺼내자 다시 눈가에 물기가 고이는 듯했다.

- 요즘은 연예인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나요.

"많이는 아니고요, '카라'의 규리, 승연이랑은 촬영장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요.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친해진 신혜와도 가끔 통화나 문자를 해요. 제가 얼마 전 시상식에서 입은 빨간 드레스가 예쁘다면서 문자를 보내주더라고요. 정말 고맙죠. '원더걸스'의 유빈이랑 우리 그룹 멤버들이 제일 친한 친구들이고요."

- 요즘 많은 남자 연예인들이 유이 씨를 이상형으로 지목해요. 얼마 전 정우성 씨도 한 인터뷰에서 '유이 씨가 이상형에 가장 가깝다'고 꼽았는데 기분이 어때요.

"오, 정말요? 어….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 이야기는 첨 들어요. 제가 옆집 여동생 같이 친근한 느낌이라서 편하게들 얘기해주시는 게 아닐까요."

'이런 얘기는 처음 들었다'는 그는 그렇잖아도 큰 눈을 두 배쯤은 더 크게 떴다. 얼굴을 붉히는 모습에서는 순수함이 느껴졌다. 성숙함과 순수함이 교차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그의 최종 목표는 뭘까.

"음, 예전엔 10년 후쯤엔 막연하게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제는 지금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요. 지금처럼 무대에 서는 것 좋아하는 제 모습 그대로요."

- 또래 여성들처럼 평범한 학교 생활도, 연애 경험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아쉬움은 없나요.

"지금 휴학 중(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이라 아쉽기는 해요. 연예계 활동이 모두 끝나 저 만의 시간을 갖게 되면 자아를 찾기 위한 공부도 해보고 싶어요. 근데 이 일이 너무 좋아서 한 20년 후에나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제 일에서 '완벽한 프로'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을 때 시도해보려고요."

유이가 동아일보 대중문화웹진 O₂독자들을 위해 남긴 새해 인사와 싸인.
유이가 동아일보 대중문화웹진 O₂독자들을 위해 남긴 새해 인사와 싸인.


그의 한 때 꿈은 '현모양처'였다.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도 이 생각은 여전할까.

"이제 일에 대한 욕심이 커져서 꿈이 '현모양처'라고 밝히기는 어렵겠는데요? 앞으로는 점점 더 일 욕심을 내게 될 것 같아서요."

그는 이번 설에는 모처럼 숙소를 떠나 인천 집에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는 일마다 잘 풀려서일까, 오랜만에 집에 갈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일까. 인터뷰를 마치고는 깡충깡충 가벼운 발걸음으로 스튜디오를 나섰다. 고양이처럼 야누스적인 매력을 가진 그의 2010년 활약상이 더욱 궁금해졌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동영상] 유이, “장타 위해 몸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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