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드렌트] “외계인 패션 같다고요? 그것이 개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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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1일 07시 00분


‘투애니원 룩’ 돌풍 주역 양승호-이현종

투애니원. 스포츠동아DB
투애니원. 스포츠동아DB
“우리도 ‘오디션’ 출신이에요.”

아이들 그룹의 멤버가 된다는 것은 대학 입시 그 이상으로 대단한 경쟁률과 싸워야 한다. ‘수백 대 1’의 생존 게임은 대형 기획사에서 치르는 오디션에서 이뤄진다.

올해 초 ‘남자 빅뱅’으로 불리며 가요계에 깜짝 등장한 여성 그룹 투애니원.

YG패밀리의 엄격한 오디션을 거쳐 탄생한 이들은 ‘파이어’부터 ‘아이 돈트 케어’까지 보기 좋게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단박에 가요계 정상에 올라섰다.

투애니원 신드롬은 10대 패션에도 가공할 위력을 행사했다. 울긋불긋한 보호색으로 무장한 이른바 ‘투애니원 룩’이 그것이다.
▲ 투애니원의 스타일리스트 양승호(왼쪽)와 이현종 콤비의 인기도 아이들 그룹 못지 않게 높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투애니원의 스타일리스트 양승호(왼쪽)와 이현종 콤비의 인기도 아이들 그룹 못지 않게 높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들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스타일리스트를 섭외했더니, 2명의 20대 청년들이 대단히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타났다. 22살 동갑내기인 양승호와 이현종이 그들이었다.

어쩌다 투애니원과 인연을 맺게 됐을까. 두 사람은 머리를 긁적이며 “오디션을 봤다”고 했다.

“(YG의) 양(현석) 사장님이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제안했지요. 최종적으론 3팀이 올라왔는데, 똑같은 돈을 주고 투애니원을 마음껏 꾸며보란 것이었어요.”

○여친을 내 ‘스타일’대로

옷 때문에 친해진 동네 친구 두 사람. 한때 “옷 사재기”가 공통의 관심사였던 양승호와 이현종은 “옷에 미쳐” 나란히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군대 가려고”(양승호), “학교를 미국으로 옮기려고”(이현종) 잠깐 귀국했다 지금까지 눌러앉게 된 건 바로 ‘투애니원’ 때문이다.

80년대 팝스타를 연상케 하는 뒷골목 패션과 세련됨을 버무린 투애니원 룩은 도대체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양승호와 이현종은 불현듯 “여자친구”를 화두로 올렸다.

“90% 이상 우리 취향대로 입혔어요. 이를테면 여자친구를 내 스타일대로 꾸며준 것이라고 할까…. 우리가 좀 삐뚤어져 보이는 여성을 좋아하거든요, 하하.”

○영감? 런던 그리고 파티

돌체 앤 가바나, 디 스퀘어드, 빅터 앤 롤프 등 남성 2인조로 구성된 디자이너 유닛은 전 세계 패션계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옷의 명장들. 이른 감은 있지만, 양승호와 이현종의 등장에 일부에선 ‘국내 패션계에도 남성 듀오 디자이너 시대가 열리는 게 아닐까’라는 예측을 조심스레 내놓고도 있다.

투애니원처럼 ‘짠’하고 나타난 이 무서운 청년들은 도대체 어디서 옷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일까.

“런던 유학 시절의 기억 그리고 파티. 공통점은 획일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옷차림이 외계인 같으면 어때요. 자신의 개성을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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