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방송 3시간前 CJD→vCJD로 고쳤다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만일 vCJD 걸렸다면…’ 삭제 등 대본 왜곡정황 10곳 넘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는 MBC PD수첩 제작진이 지난해 4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대해 보도하면서 방송 3시간 전에 취재 내용과 다르게 고치고, ‘단순한 번역상의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려 한 정황이 10가지가 넘는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방송에서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내 딸이 어떻게 인간광우병(vCJD)에 걸렸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한 부분은 앞쪽에 “만일 내 딸이 vCJD에 걸렸다면”이라고 말한 부분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빈슨 어머니의 답변은 김보슬 PD가 수차례에 걸쳐 “당신 딸이 vCJD에 걸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유도성 질문을 던진 끝에 나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e메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PD수첩의 시간별 자막계획서를 대조한 결과 방송 내용 가운데 처음에는 제대로 번역이 됐다가 수정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고쳐진 부분을 상당수 확인했다. 이 가운데는 방송이 나가기 불과 3시간 전에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을 취재내용과 다르게 vCJD로 고친 부분도 있다는 것.

검찰 관계자는 “PD수첩이 번역본이 여러 개 있다고 주장하는데 압수수색에서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 소송에 대비해 다시 번역한 내용과 번역일시까지 다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수사팀은 PD수첩이 자막에서 빈슨의 주치의라고 했던 A J 바롯 씨와 최근 통화해 “PD수첩 측에 내가 빈슨의 주치의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바롯 씨는 실제 빈슨의 주치의가 맞느냐는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고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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