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의 도쿄통신] 수치심의 후속 활동

  • 입력 2009년 1월 16일 18시 15분


2008년 일본에서 예기치 않은 강풍을 몰고 온 바보트리오 ‘수치심’의 멤버들이 행복한 독자 노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날 전파를 탄 NHK ‘홍백가합전’의 출전 멤버들 중 개인별 시청률에서 수많은 톱스타들을 제치고 47%로 1위를 차지하며 ‘수치심’을 향한 국민적인 관심을 증명한 이들은 지난해 말 예고대로 2일 산파역을 담당했던 후지TV 예능프로그램 ‘헥사곤’출연을 끝으로 활동을 멈췄다.

이제 남은 문제는 ‘수치심’으로 얻은 지지도를 세 멤버가 각자 어떻게 이어가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느냐가 됐다. 멤버 가운데 일단 블로그 방문자수로 기네스 기록에도 등재되며 가장 열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미지 유스케가 다음 청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콘서트에서 선보인 뒤 싱글 앨범으로 발표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는 ‘히마와리(해바라기)’라는 곡을 앞세워 3월 11일 솔로 가수로 데뷔하는 것이다.

그는 블로그 제목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유스케(遊助)’를 솔로 가수의 공식 명칭으로 정해 새로운 일을 저지르겠다는 단단한 각오다.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와 실제의 자신 사이에 오차가 없다는 게 인기의 비결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며 바보스럽지 않게 자신을 분석할 줄 아는 카미지 유스케가 솔로 프로젝트에서 ‘수치심’의 오리콘 1위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지 관심거리다.

‘수치심’의 맏형 츠루노 다케시는 예능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지각 결혼식’이라는 훈훈한 이슈를 만들어냈다.

2003년 결혼식 없이 혼인 신고만 한 츠루노는 현재 1남 2녀의 자녀를 둔 가장. 그는 최근 블로그를 통해 오는 4월 6년 지각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해 조만간 언론의 유쾌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뒤늦은 웨딩마치를 울리는 이유도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다.

지난해 11월 ‘예능인 노래왕’을 뽑는 방송에서 우승해 상금 500만엔을 탄 게 계기가 돼 아내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줘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자상한 아빠의 이미지로도 호감을 사고 있는 만큼 이번 이벤트도 향후 활동 노선에 플러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식 없이 무식함을 자랑해 즐거움과 묘한 안도감을 선사하는 바보들의 행진은 2009년에도 계속된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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