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률 감독 “이리역 폭발이 남긴 상처 앵글에 담았어요”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13일 개봉하는 영화 ‘이리’는 1977년 전북 이리(현 익산시)역에서 발생한 열차 폭발 사고를 다뤘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스폰지하우스 중앙에서 만난 이 영화의 장률(46·사진) 감독은 “현재 이리의 겉모습은 마치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감쪽같이 복구됐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 상처는 깊게 남아 있어 폐허 같다는 느낌을 촬영하는 내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족으로 연변대 중문과 교수 출신이다.

이 작품은 사고 당시 엄마 배 속에 있던 진서(윤진서)와 오빠 태웅(엄태웅)의 어두운 일상을 담았다. 진서는 너무 착해 바보로 취급받다가 주민들의 성 노리개가 되고, 동생을 보살피던 태웅도 점차 지쳐가는 모습을 황량한 도시를 배경으로 그렸다.

장 감독은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일부러 어둡게 그리려는 의도는 없다”며 “따뜻하지 않은 세상이 내 카메라에 그대로 담겨질 뿐”이라고 말했다.

그가 중국 충칭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중경’도 6일 개봉한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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