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앞둔 성시경 “입영 앞둔 이별 노래, 가슴이…먹먹해요”

  • 입력 2008년 6월 24일 07시 42분


군 입대와 6집 ‘여기, 내맘속에…’ 이야기

《성시경은 지금 어쩔 수 없이 이별을 노래해야 했다. 발라드란 장르가 얄궂게도 슬픈 이별이 제 맛이지만7월 1일 군입대를 앞둔 상황은 그로 하여금 이별을 강요했다. 최근 발표한 6집 ‘여기, 내 맘속에…’에서 성시경은 동명의 곡 노랫말을 직접 썼다.‘사랑이든 일이든/내가 사랑하는 걸 정리해야 한다는 건/맘이 너무 아픈 일’이라 토로했지만, 그에게 노래를 준 작곡가들은 얄밉게도 성시경에게 이별을 권하고 있다.》

노래 속의 평범한 이별도 이제 ‘군입대’의 은유가 됐다. 유희열은 타이틀곡 ‘안녕 나의 사랑’에서 ‘온 힘을 다해 나는 달려 간다/이게 마지막 선물이 될지도 몰라’라는 가사를 지어주며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게 했고, 정재형은 ‘소풍’에서 ‘서울이 멀어져갈 때/문득 네가 없는 빈자리’라는 가사로 성시경을 ‘보내고’ 있다.

“가사는 대부분 이별이 정해진 상황을 묘사하는 게 많아요. 화자(가수)가 아무래도 이별이 예정돼 있다보니 그런 거 같아요.”

실제로 성시경으로부터 곡을 의뢰받은 뮤지션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이별 노래를 만들었다. 성시경은 그런 노래에 최대한 집중을 하고 감정을 담아 먹먹한 가슴으로, 메마른 입술로 노래했다.

11곡을 처음부터 찬찬히 들어보면 유난히 튀는 노래가 하나 있다. 그 튀는 곡이 바로 타이틀곡 ‘안녕 나의 사랑’이다. 지난 연말 발표됐던 유희열 6집 타이틀곡 ‘뜨거운 안녕’이 연상되는 이 노래는 읊조리듯 낮은 소리로 부르는 곡들 속에서 유일하게 경쾌하고 밝다.

- 타이틀곡이 유난히 튄다.

“기존과 다르게 해보자고 작정하고 만들었다. (유)희열이 형에게 기타의 고고 주법으로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난 이전까지 공동 작곡은 불가능한 작업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가능한 일이란 걸 이번에 체험했다.”

- 토이의 지난 앨범에 객원싱어로 참여하지 않았나. 그것과 혼동되지 않을까.

“그땐 이미 만들어진 곡에, 프로듀서의 뜻에 맞게 노래를 불러줬지만, 이번엔 내가 ‘이렇게 하자’고 해서 만든 곡이다. 그래서 내 색깔이 분명히 있다. 이번 앨범은 처음부터 유희열과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나의 승부수였다. 나 혼자는 왠지 자신이 없었다.”

- 다른 가수에겐 곡을 주면서 정작 자신은 곡을 받고 있다.(지난 연말 발표된 김조한의 앨범 타이틀곡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를 작곡했다.)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건 잘 할 수 있다. 또 내가 못하는 것을 다른 가수가 해주는 걸 보니 좋더라. 이번에 몇 곡을 썼지만, 뺐다.”

- 이번 앨범에 참여한 작곡가들은 모두 싱어송라이터들이다.

“그저 내 주위의 사람들과 작업했을 뿐 그렇게 기획한 것은 아니다. 말이 통하고 서로를 아는 사람들 말이다. 싱어송라이터의 곡이 좋은 건, 가이드만 들어도 노래를 어떻게 불어야 되는지 딱 감이 온다는 것이다.”

- 입대 전 마지막 앨범이라 의미가 남다를 텐데.

“그런 건 없다. 그저 만드는 과정을 보며 느낀 건, 팬들에게 좀더 진심이고, 애틋하고 이런 걸 추구했다. 음반시장을 강타할 베스트셀러 혹은 명반이 될 수 없겠지만….”

- 선주문 4만 장이다. 잘 될 거라는 자신 있나.

“‘거리에서’(5집)만큼 잘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 스타일대로 작업했고,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한동안 대중에 멀어지나 했는데, ‘거리에서’가 잘 되는 걸 보고 ‘내 스타일로 해도 내 진심을 알아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 유희열, 김동률을 잇는 발라드 뮤지션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런 선배들이 이어온 (싱어송라이터 발라드의 가수 계보의) 끝에 있는 것 같다. 앞으로 22살인데 27살 감성으로 노래하는 후배가 나와 줬으면 좋겠다. 그런 후배가 없다.”

성시경은 누구?

1979년 4월생. 고려대 재학 중 2000년 사이버 가요제 ‘뜨악 페스티벌’에서 ‘내게 오는 길’로 대상을 차지하며 데뷔한 9년차 가수. ‘처음처럼’ ‘미소천사’ ‘좋을텐데’ ‘차마’ ‘두 사람’ ‘거리에서’ 등으로 발라드의 황태자라 불리며 2000년대 발라드의 역사가 되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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