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TV하이라이트]두바이 세운 동남아노동자들의 눈물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7분


▽EBS ‘시사 다큐멘터리-두바이의 두 얼굴’(오후 10시 40분)=두바이의 얼굴은 두 개다. 최고급 호텔과 호화 휴양시설들을 갖춘 지상 낙원 두바이. 그 화려함의 뒤엔 동남아시아 노동자의 희생이 숨어 있다.

두바이가 추진 중인 가장 놀라운 프로젝트는 사막 한복판에 짓고 있는 슬로프 길이가 400m에 이르는 스키장. 그러나 공사현장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하루 24시간 공사에 12시간 교대 근무, ‘노동자 수용소’라 불리는 숙소에서는 방 하나를 17명이 쓴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 조식은 새벽 4시에 배급된다.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기 위해 이국땅에 온 노동자들을 기다리는 것은 약속 받은 것과는 다른 현실이었다. 도착과 동시에 여권은 압수당했고 새로운 고용계약에 서명할 것을 강요받았다. 고국에서 체결한 계약서엔 최저 임금과 주 1일 휴무, 사고시 치료비까지 보장하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현지에 도착하자 새 계약서를 써야 했다. 일하다 다쳐도 회사가 책임을 안 지며 죽은 사람의 운구 비용도 회사 부담이 아니다. 제작진이 두바이를 떠난 후 보름 동안, 세 명의 근로자가 숙소에서 자살했고 20여 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지만 200명의 아시아 노동자들은 부푼 꿈을 안고 두바이에 도착했다. 제작진은 화려한 야경에 어두운 이면을 감추고 있는 두바이를 고발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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