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예지원은 청순가련, 순진무구한 캐릭터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이 유력시되는 최고의 여배우로 분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생애 처음 받아볼 큰 상에 그녀는 수상발표 하루 전부터 가슴 설레이며 꾸미기에 여념이 없다.
S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미니멀한 블랙 드레스와 그레타 가르보를 연상시키는 굵은 미디엄 웨이브 헤어로 치장한 그녀는 영화제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여배우 예지원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순식간에 돌변, 소파에 누워 이것저것 매니저를 부려먹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주방 가스렌지에서 직접 담뱃불을 붙이는 기행을 감행한다.
능숙하게 담배를 갖다대는 그녀의 포즈는 껌 좀 씹고 다리 좀 떨었던 영락없이 ‘놀던 언니’의 모습 그 자체다.
남자들 앞에서는 우아한 여배우로 고고한 웃음을 날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180도 얼굴을 바꾸는 ‘수상한 여배우 예지원’앞에서 그녀에게 프로포즈한 네 남자들이 차례로 죽어나가기 시작하고, 두 얼굴의 예지원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뒷처리(?)는 영화 속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오는 23일 개봉 예정.
스포츠동아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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