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가 ‘올드보이’라고? 美언론 유사성 지적

  • 입력 200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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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방송이 ‘살인마의 정신세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영화 ‘올드 보이’의 한 장면과 조 씨의 사진을 비교한 모습.
abc 방송이 ‘살인마의 정신세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영화 ‘올드 보이’의 한 장면과 조 씨의 사진을 비교한 모습.
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 범인 조승희씨가 NBC 방송국에 보낸 동영상과 사진이 공개되면서 일부 미국 언론은 ‘어두운 영화’가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조승희의 평소 영화 취향이나 상세한 사건 정황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분석은 섣부르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ABC방송은 18일 2004년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인 한국 영화 ‘올드보이’가 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서부영화의 고전인 ‘하이눈’에 등장한 총격전을 소개하면서 서부 개척시대의 총기문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 홈페이지에 뉴스 블로그를 운영하는 마이크 니자 기자는 조승희가 망치를 들고 있는 사진과 영화 ‘올드보이’에서 주인공 오대수가 망치를 들고 있는 장면을 비교하며 두 사진의 유사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어두운 영화’가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며 ‘올드보이’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했다.

ABC방송은 나아가 ‘살인마의 정신세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사진을 함께 실어 ‘올드보이’가 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한층 강하게 암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에 한국 누리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ID가 yeohoa100인 한 누리꾼은 야후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이 같은 분석은) “어처구니없는 말장난”이라며 “쌍권총을 들었으니 존 웨인이 부활했다고 우기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국내 누리꾼들은 미국 일부 언론이 사건을 한국 영화와 연계시키는 듯한 섣부른 움직임을 경계했다. 누리꾼들은 조승희가 총을 들고 있는 다른 사진들을 거론하며 ‘하이눈’에서 조끼를 입고 쌍권총을 쏘는 주인공 게리 쿠퍼나 ‘택시 드라이버’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총을 쏘는 장면, 영화 ‘툼 레이더’의 앤젤리나 졸리나 ‘영웅본색’의 저우룬파(周潤發)가 쌍권총을 사용하는 모습이 오히려 이번 사건과 더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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