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주목받는 닭띠 연예인 새해소망

  • 입력 2004년 12월 31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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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은 닭띠의 해다. 이 띠를 가진 연예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이는 김래원(24)과 유진(24)이다. 지난해 김래원은 영화 ‘어린 신부’로 3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고 유진은 2집 음반과 드라마로 가수와 연기자 겸업에 성공했다. 두 사람 모두 고1 때 연예계에 들어와 올해 데뷔 8년을 맞는다. 이들의 새해 포부를 들었다.》

▼ 김래원 ▼

“동정의 여지가 없는 악역을 해보고 싶습니다.”

부잣집 귀공자 타입인 김래원의 새해 꿈은 다소 의외였다.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 잔인하고 냉혹한 인물…. 생각보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밑바닥 악역은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와 영화 ‘어린 신부’에서는 능청맞은 개구쟁이였고, 지금 출연 중인 SBS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선 의지가 굳은 헌신적 인물이다.

그는 새해에 전천후 배우가 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꽃미남 외모가 악역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

“가끔 내 외모가 불만스러울 때가 있어요. 강하고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카리스마가 부족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무표정하고 느낌 없는 눈빛을 던지곤 하죠.”

그에게 닭띠의 장단점을 알려주자 “나하고 똑같다. 평소 전혀 닭띠를 의식하지 못했는데…”라며 웃는다.

그는 ‘러브스토리…’에서는 영어 때문에 고생 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 운동선수였고 고1 때 데뷔하느라 영어를 제대로 배울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려운 법률 영어가 담긴 대본을 오전에 받아 오후에 바로 촬영해야 했으니 난감했을 만도 하다.

“주위에 아무도 못 오게 하고 대본만 붙잡고 연습했죠. 그래도 시간이 부족해서 영어 때문에 많이 고생했죠. 감독님(이진석 이장수 PD)이 편집으로 많이 도와주셔서….”

그러나 그는 대본 연습벌레이자 사전 준비가 철저한 배우로 꼽힌다.

“상대 여배우들이 내 모습에 자극받는다고 해요. (닭띠의 성격을 의식한 듯) 잘난 척이 아니라 서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윈윈하는 거죠.”

2005년에 연기 외에 해보고 싶은 것을 물었다.

“색소폰이나 피아노 같은 악기를 배우고 싶어요. 영어공부도 하고 싶고…. 아, 종교도 갖고 싶어요.”

그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라는 주변의 평가와는 달리 인터뷰 내내 활발하고 적극적이었다.

“촬영할 때만 그래요. 어린 나이에 데뷔했잖아요. 나름대로 무게를 잡는 거죠. 생활에서도 가끔은 연기가 필요해요.”

▼ 유 진 ▼

“새해엔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 줄리아 로버츠의 ‘노팅힐’ 같은 작품요.”

유진에게 2004년은 연예계 데뷔 후 최고의 해였다.

솔로 2집 ‘810303’에서 섹시하고 도발적인 이미지로 인기를 끌면서 1집의 부진을 씻었다. KBS2 ‘러빙유’(200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도전한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는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연기력이 좋아진 비결이 궁금했다.

“대사 전달력이 좋고 연기가 절제 있다는 말을 듣는데, 전 확실히 좋아졌는지 모르겠어요. 다만 극중 인물의 ‘감정’을 유지하는 게 예전보다 잘돼요.”

그는 연일 계속된 밤샘 촬영으로 6일째 누워서 자지 못했다고 한다. 한두 시간씩 쪽잠을 자며 버텼다는 것이다.

‘마지막 춤…’은 25%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자 16부작에서 20부작으로 늘어났다. 여기서 그는 순박한 시골처녀로 나온다. 제주 해녀로 나온 ‘러빙유’와 비슷한 이미지다.

“전 서울 출신이라 순박하진 않죠. 처음 ‘S.E.S’로 데뷔했을 때 청순한 이미지가 각인돼 그런 역을 자꾸 맡게 되나 봐요. 극중 은수는 저와 비슷해요. 꾸밈없고 씩씩하죠.”

그는 극중에서 앞머리를 내리고 뒷머리를 질끈 묶은 촌스러운 스타일을 거리낌 없이 보여줬다. 도회적인 얼굴에도 불구하고 시골 처녀 배역이 더 잘 어울린다.

순박함과 섹시함. 이 상반된 이미지가 공존할 수 있을까.

“섹시하게 안 꾸며도 섹시하고, 청순하게 보이려고 하지 않아도 청순하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그는 노래와 연기, 순박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가지려는 욕심꾸러기다.

그에게 닭띠의 특징을 말해주자 ‘장점에선 상상력 풍부, 단점에서 몽상적이고 낭비벽이 있다’는 것만 다르고 나머지는 비슷하다고 한다. 그의 매니저는 “비싼 옷은 거의 안 사고 순대 떡볶이를 즐겨 먹는 짠순이”라고 귀띔한다.

새해에 하고 싶은 것을 물었다.

“드라마 끝나면 일본 여행을 다녀오고 영화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고…. 참, 최근 사소한 일에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진 못해도 전화는 틈틈이 드리려고 해요.”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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