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8월 16일 18시 3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파리의 연인’은 6월 12일 시작한 이래 곧장 30%를 웃도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쳐 최근에는 5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보잘것없는 여자 강태영(김정은)과 완벽한 조건을 갖췄으면서도 대조적인 두 남자 한기주(박신양) 윤수혁(이동건)이 이루는 ‘삼각관계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시청자들의 가슴을 흠뻑 적셔놓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인기에 대해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이나 사회갈등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신데렐라 판타지’를 안겨주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주철환 교수는 “이야기 구조는 동화 같지만 겉돌지 않는 연기와 대사를 통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현실을 잊게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드라마의 대사들은 현실 속에서 사라져버린 ‘성인 동화’의 꿈을 재현해 내놓았다.
‘애기야 가자’(기주) ‘이 안에 너 있다’(수혁) ‘나 잃어버렸죠, 당신 이제 미아예요’ ‘내가 이 말 했나요, 사랑해요’(이상 태영) ‘나, 너 좋아하는 이유 100가지도 더 댈 수 있어’(수혁) 등의 대사들은 ‘어록’으로 떠돌며 회자되기도 했다. 갖가지 유행도 만들어냈다. 박신양이 극중에서 부른 노래 ‘사랑해도 될까요’는 휴대전화 벨소리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고, 그의 ‘∼하지’체 말투와 넓게 맨 넥타이는 패션바람을 일으켰다. 대본을 바탕으로 쓴 소설 ‘파리의 연인’(황금가지 간)도 나왔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협찬사를 홍보하는 간접광고(PPL)가 지나쳐 10일 방송위원회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 받는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SBS ‘파리의 연인’ 제작팀은 16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송도균 사장, 안국정 부사장, 신우철 담당PD, 주연 박신양 김정은 이동건을 비롯한 출연진, 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형 ‘쫑파티’를 가졌다(사진). 김정은은 이날 “아직 드라마 속의 강태영으로 살고 있는 느낌”이라며 “오래 후유증에 시달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