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화 ‘올드 보이’의 쾌거

  • 입력 2004년 5월 23일 18시 44분


한국 영화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올드 보이’가 제5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것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거둔 최고의 수확이다. 올해 초 김기덕 감독의 영화 ‘사마리아’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지난 몇 년간 한국 영화는 국제무대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의 국내 흥행 성공과 더불어 한국 영화는 세계의 주목 대상이다.

‘올드 보이’의 박찬욱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40대 초반의 나이에 국제적인 연출가 반열에 올랐다.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국내 관객을 사로잡았던 그가 이번 칸 영화제 내내 호평을 받은 것은 특유의 창의력과 도전정신에 기인한다. 앞으로 그의 작가의식이 빛을 발할수록 한국 영화계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번 수상은 한국 영화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박 감독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국 영화 전체의 쾌거이기도 하다. 거함(巨艦)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한국 영화가 이처럼 성가를 높이고 있는 것은 우수한 인적자원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인재들이 다투어 모여드는 한 한국 영화의 전망은 밝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이 한국 영화의 상승국면을 유지, 발전시키는 데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한국 영화가 일시적인 성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한국 영화는 잘되고 있는 반면 우리의 다른 문화산업은 매우 부진하다. 한국 영화의 성공사례가 영화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분야로 널리 확산되도록 문화계와 정부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문화 전체의 균형 발전은 영화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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