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충무로 영화관 지각변동 조짐

입력 2003-12-16 17:25수정 2009-10-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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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영화 관객수 1억명을 돌파한 영화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영화 제작과 배급사간의 ‘빅딜’이 추진된 데 이어, 멀티플렉스를 운영하는 대기업들이 배급을 강화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충무로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 영화의 제작과 배급에서 CJ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양강(兩强) 체제를 구축해온 플레너스(주)시네마서비스(이하 시네마서비스)가 최근 이상기류에 휩싸여 있다.

시네마서비스의 최대 주주인 방준혁 전 대표가 얼마 전 멀티플렉스 메가박스와 배급사 쇼박스를 보유한 오리온그룹의 투자유치를 받으려고 했던 것. 당시 출장 중이던 김정상 대표는 자신과 상의 없이 ‘빅 딜’이 진행된 데 항의해 사표를 제출했으나 결국 투자유치 계약 추진을 포기하고 김 대표의 사표는 반려되는 것으로 수습됐다.

흥미로운 것은 충무로를 깜짝 놀라게 만든 ‘빅 딜’ 시도 뒤에 나온 당사자들의 반응. 시네마서비스측은 “뭔가 변화가 있기는 있을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쇼박스 측도 “나중에 뒷얘기를 털어놓겠다. 현재 공식입장은 노코멘트”라고 밝혔다. 양측 모두 이 ‘빅 딜’을 ‘꺼진 불’로 규정짓지는 않는다.

또 10년간 시네마서비스를 이끌며 한국 영화계의 파워 맨 ‘1위’자리를 다퉈온 강우석 감독의 지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강 감독은 한때 지분이 8.81%로 시네마서비스의 1대 주주였으나, 최근 5.58%까지 떨어졌다. 강 감독은 110억 원 규모의 영화펀드 조성에 들어가는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자유로운 행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지분을 줄여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분이 5% 미만일 경우 지분 변동사항에 대한 공시의무가 없어진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회사인 넷마블이 플레너스(주)시네마서비스를 인수하면서부터 넷마블과 영화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의 ‘동거’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순수제작비 82억원이 투입된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 개봉을 앞두고 이 같은 문제들은 일단 수면 밑으로 들어갔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빅 딜’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영화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결국 공은 강우석 감독에게 넘어갔다”면서 “강 감독의 행보에 따라 충무로 영화판이 다시 짜여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 ‘살인의 추억’ 등을 통해 뛰어난 제작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싸이더스’도 배급에 뛰어들 태세다. 차승재 대표는 “제작사 입장에서 안정된 배급 라인을 확보하는 것은 당연한 꿈”이라며 배급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풍부한 자금력을 지닌 오리온과 롯데시네마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멀티플렉스를 갖고 있는 롯데는 최근 독자적 배급팀을 꾸린 데 이어 100억 원 규모의 영화 펀드를 조성했다. 선발주자인 CJ엔터테인먼트처럼 제작-배급-극장으로 이어지는 완결된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오리온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제작과 배급 능력의 강화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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