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화계뉴스]여우 주연상 ' 키드먼' …남우 주연상'애드리언 브로디'

  • 입력 2003년 3월 24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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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주연상 브로디-키드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디 아워스’로 여우주연상을 탄 니콜 키드먼 (왼쪽)과 ‘피아니스트’로 남우주연상을 탄 애드리언 브로디. 둘 다 생애 첫 오스카를 품에 안는 영광을 누렸다. AP 연합
남녀주연상 브로디-키드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디 아워스’로 여우주연상을 탄 니콜 키드먼 (왼쪽)과 ‘피아니스트’로 남우주연상을 탄 애드리언 브로디. 둘 다 생애 첫 오스카를 품에 안는 영광을 누렸다. AP 연합

연기력보다 전남편 톰 크루즈의 명성 때문에 더 유명했던 니콜 키드먼은 올해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함으로써 ‘얼굴만 예쁜 배우’라는 수식어에 종지부를 찍었다.

키드먼은 감격의 눈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면에서 위험부담이 큰 나를 주인공으로 선택해준 스티븐 달드리 감독에게 감사하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 시국에 우리가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참석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하는 일이 예술임을 믿기 때문”이라며 “9·11테러에 이어 이라크 전으로 많은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디 아워스’는 키드먼의 매부리코 분장으로 더욱 화제가 됐다. 영화제 진행을 맡은 스티븐 마틴은 “키드먼이 ‘디 아워스’에서만 실제 자기 코를 보여줬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키드먼이 캐스팅됐을 당시 주변에서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외모는 물론 눈빛까지도 바뀌어 “역시 키드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영화 ‘투 다이 포’(1996)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연기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키드먼은 ‘아이즈 와이드 셧’ ‘물랑루즈’ ‘디 아더스’ 등에 출연하면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디 아워스’로 그는 올해 골든글로브상(극영화 부문)과 베를린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30대 최연소 에드리언 브로디▼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호명되는 순간 카메라가 애드리언 브로디(30)를 클로즈업했지만 그는 한동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 어리둥절해 했다. 5명의 후보 중 그를 제외한 4명이 이미 아카데미상을 받은 바 있는 쟁쟁한 배우였기 때문이다. 애드리언 브로디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연소로 남우주연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애드리언 브로디’라고 말하는 순간, ‘내 이름이 뭐였더라’하고 한참을 생각했다”며 “상을 탈 것이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수상 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 일생에 한 번 올까말까할 배역을 준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를 표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거명하던 중 45초가 지나 음악이 울리자 “원 세컨(잠깐만)!”을 다섯 번이나 외치며 “다시 못 받을지도 모르잖아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시종일관 눈물을 글썽이며 “상을 받은 것은 기쁘지만 슬픔도 많다”며 “뉴욕 퀸스에 사는 친구가 쿠웨이트에 파병됐다. 모든 군인이 무사히 귀환하길 기원한다”며 수상소감을 마쳤다.

1998년 ‘씬 레드 라인’의 주연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옥시즌’ ‘리버티 하이츠’ ‘썸머 오브 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폭을 넓혔다. ‘피아니스트’에서는 폴란드의 국보급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 역을 맡아 전쟁 상황에서 한 인간이 느끼는 고통과 공포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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