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212명 500㎞ 국토종단

  • 입력 2002년 8월 8일 19시 31분


국토순례행진을 무사히 마친 초중고교생들이 서울 경복궁에서 모자를 던지며 즐거워하고 있다. - 변영욱기자
국토순례행진을 무사히 마친 초중고교생들이 서울 경복궁에서 모자를 던지며 즐거워하고 있다. - 변영욱기자
“무더위 속에 이렇게 고생한 것은 난생 처음이었어요. 가족들도 보고 싶어 힘들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14박15일에 걸쳐 500㎞ 국토 종단 대장정을 마친 초중고교생 212명의 검게 탄 얼굴에는 ‘해냈다’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을 출발, 공주∼논산∼익산∼전주∼정읍∼장성∼영암∼해남∼완도까지 도보행진을 한 뒤 배편으로 제주와 인천을 거쳐 8일 오후 1시 서울 경복궁에 도착했다. 1명의 낙오자도 없이 국토 종단을 마친 아이들은 이날 경복궁에서 마중 나온 가족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걸어서 가는 한양 옛길’이라는 주제로 ‘한국탐험연맹’이 주관한 이번 국토순례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까지 도보 여행을 진행해 왔다. 참가한 학생들은 무더위와 갈증, 발에 생긴 물집은 물론 각종 벌레와 힘겹게 싸워야 했다.

이날 환영 플래카드와 꽃다발을 들고 아들을 기다린 김미숙씨(40·여·경기 김포시 풍무동)는 “보름 동안 매일 밤늦게 인터넷이나 전화 음성사서함을 통해 하루 일정이 무사히 끝났다는 탐험대의 보고를 확인하고서야 잠잘 수 있었다”며 “걱정도 많이 했지만 어린 나이에 어른도 하기 힘든 대장정을 완주한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강서구(姜瑞九) 탐험 총대장은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 부모님 곁을 떠나 혼자 힘으로 이런 일을 해낸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물질문명에 익숙한 아이들이 선조들이 걷던 옛길을 걸으며 호연지기와 자신감, 그리고 국토사랑을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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