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위기의 남자'서 '배종옥이 망친 그림' 정체는?

  • 입력 2002년 5월 28일 17시 31분


MBC 드라마 ‘위기의 남자’에서 화가로 나오는 배종옥(연지)은 매회 넓은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린다. 불륜 때문에 마음이 복잡한 연지는 그림을 그리다 신경질적으로 엑스자로 붓질을 하곤 하는데, 이 그림은 실제 누구의 작품일까.

극중 등장하는 완성된 그림들은 현재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여류화가 김옥주씨(59)의 작품이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그로리치화랑에 보관된 그의 작품 22점을 협찬 형식으로 빌려 돈은 한푼도 들지 않았다. 이는 배종옥과 김씨의 특별한 인연 덕분에 가능했다. 1999년 배종옥은 잠시 활동을 쉬고 6개월간 뉴욕에 있었다. 이때 지인의 소개로 김씨를 알게 됐고 6개월간 그의 집에서 머물렀던 것. 그 기간에 둘의 관계는 돈독해졌고 이번 드라마에서 배종옥의 요청에 김씨가 흔쾌히 응했다.

또 배종옥이 실제 그림을 그리는 장면에 나오는 반쯤 그려진 작품은 누구의 것일까. 이미 완성된 작품 위에 배종옥이 덧칠을 할 경우 그림을 망치게 되므로 실제 화가가 작업중인 그림을 사용할 순 없다. 그러나 극중 프랑스 유학까지 마치고 돌아온 배종옥이 엉터리 그림을 그릴 수도 없는 노릇.

이 그림도 대부분 김씨가 드라마를 위해 특별히 ‘대충 그려준’ 것들이다. 얼마전 한국에 나온 김씨는 드라마 촬영장을 구경하던 중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30여분 만에 일부러 ‘졸작’을 만들었던 것.

그러나 20일 방송에서 배종옥이 그리다 만 그림은 실제로 배종옥이 그린 ‘작품’이다. 김씨와 연락이 되지 않아 ‘졸작’을 구하지 못한 제작진이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던 배종옥에게 직접 그리게 했던 것. 배종옥의 붓놀림이 전혀 어색하지 않아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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