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다이아몬드~' 영화광 킬러와 탈옥수 못말리는 입담

  • 입력 2002년 4월 11일 18시 41분


크리스 베르윌 감독의 데뷔작 ‘다이아몬드를 쏴라’는 영화의 ‘수준’을 알쏭달쏭하게 하는 제목에 비해 꽤 재밌는 코미디다.

1977년. 뉴욕 보석섬 앞에서 마술사가 마술을 하는 척 하면서 수십개의 다이아몬드를 훔친다. 20여년 뒤. 마술사는 동료 죄수 핀치(크리스찬 슬레이터)와 함께 교도소를 탈옥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마피아에게 쫓기게 되고 마술사는 살해된다. 알고보니 핀치가 위조한 신분증의 진짜 주인이 마피아의 표적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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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는 영화광 킬러(팀 앨런)에게 붙잡히고, 핀치는 마술사와 마술사의 딸, 그리고 다이아몬드가 얽힌 영화같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술사와의 만남, 마피아의 표적으로 오인된 과정, 마술사가 죽은 뒤 핀치는 마술사의 딸 테스를 사랑하게 된 것, 테스를 위해 다이아몬드를 묻혀있는 교도소로 다시 들어가 다이아몬드를 훔치기까지.

영화는 핀치가 이야기하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전개된다.

영화의 재미는 영화광 킬러와 핀치의 대화다. 핀치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1977년 뉴욕에서…”라고 하면 킬러는 “아니야, 뉴욕에서는 비싸서 영화를 안 찍어. 그냥 어느 도시라고 해”라든가, “1977년? 그러다면 플래시 백(Flash Back) 기법이군.”하는 식으로 늘 영화와 연결짓는다.

“요즘 영화는 그저 싸우고 터트리는 기교에만 치중하다 보니 알맹이가 없어. 난 스토리가 있는 옛날 영화가 좋아”라는 킬러의 대사는 곧 이 영화의 성격이다. 요란한 액션은 없지만 이 영화는 구성과 이야기로 관객을 붙든다.

‘선셋대로’ ‘사랑은 비를 타고’ 등 할리우드 고전을 두루 섭렵한 영화광이라면 영화속에 인용된 옛 영화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즐기는 재미를 덤으로 누릴 수 있다. 원제는 ‘Who Is Cletis Tout? 15세 이상.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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