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쉬리' 미국 상륙…미 언론 큰 관심

  • 입력 2002년 2월 9일 13시 32분


한국의 유명영화 '쉬리'가 뉴욕 로스엔젤레스 워싱턴DC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미국 6개 대도시에서 8일 동시 개봉되는 것을 계기로 미국 유력신문들이 '쉬리'와 이 영화를 만든 강제규 감독을 크게 소개했다.

8일자 예술오락섹션 캘린더 의 1, 12,13면 대부분을 '쉬리' 관련기사로 메운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쉬리'는 북한인들을 인도적으로 그려낸 점에서 지표석이 될만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데이비드 제임스 남가주대학(USC) 교수(영화TV학)의 말을 인용해 "미국 여러 도시에서 상업적으로 대규모로 상영된 한국영화는 '쉬리'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냉전시대에 한국 영화제작자들은 공산주의자를 인간적으로 표현했다가는 감옥에 갈 각오를 해야했으나 강감독은 훨씬 관대한 시대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정부의 검열완화에 따라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등이 나오면서 한국에서 영화가 최고인기 장르가 됐으며 이어 '쉬리'의 흥행기록을 누른 '친구'까지 나왔고 최근엔 젊은 감독들이 동성애 등 새 주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쉬리'를 계기로 한국영화가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게 됐으며 한국은 이란 대만과 함께 영화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감독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쉬리'에 대한 미국 관객의 반응이 궁금하다"면서 "현재 시나리오를 집필중인 쉬리 속편은 러시아와 유럽에서 촬영할 예정이며 신선감을 주기 위해 다른 감독에게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8일 영화평란에서 '쉬리'를 소개하면서 "폭력 액션분야의 블록버스터를 헐리우드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강감독에 대해 "액션영화의 진부한 표현, 일관성보다는 폭력을 앞세우는 경향, 모든 것에 총알 구멍을 내버리는 홍콩 액션물 등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쉬리'는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타이타닉'보다 관객이 많았다고 뉴욕타임스와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언급했다.

뉴욕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인 뉴욕 데일리는 7일자 영화란의 한국 스타는 '진짜 뉴요커'라는 기사에서 '쉬리'의 주연여배우 김윤진씨(28)가 10세때 부모를 따라 뉴욕 스태튼섬으로 이민와 맨해튼 라과디아 예술고교를 졸업했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서울에서 4년째 살지만 내 집 같지 않고 뉴욕이 그립다"면서 "현재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부모님이 '빨리 결혼해서 안정된 생활을 하라'고 재촉한다"고 말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기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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