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프로듀서연합회 성명서 전문

  • 입력 2002년 1월 29일 18시 16분


▼소위 ‘PR비’ 의혹으로 PD를 매도하지 말라! ▼

지난 27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인기와 PR비’가 일방의 주장만을 근거로 내세워 대다수 PD들을 파렴치한 존재로 표현한 데 대해 경악과 우려를 동시에 느낀다.

그리고 또다시 불거진 의혹으로 혼란을 겪을 시청자들에게 방송프로그램 제작자로서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시사매거진>은 방송에서 일부 가수들이 방송출연을 대가로 많은 돈을 PR비 형태로 PD들에게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한 가수의 입을 빌어 라디오를 통한 음반 소개 대가가 100만원이고, TV출연은 500만원에 달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억대가 넘는 금품을 본인이 PD에게 건넸다는 내용을 내보냈다. 또한 최근에는 현금 대신 주식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PR비 지급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내용도 내보냈다.

우리는 이같은 방송내용을 접하면서 확인도 되지 않은 일부 가수와 매니저의 주장을 공공연한 사실인 것처럼 과장 보도한 것이나 일부의 문제를 갖고 전체 제작진을 비리집단으로 묘사한 데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시사매거진> 보도 내용 중 증언을 제외하곤 어느 하나 사실로 확인된 것이 없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한다.

방송을 보면 “차 트렁크에 돈이 든 쇼핑백을 놓고 나왔다”든지 “촌지를 넣은 양주박스” 등 가수와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의 눈길을 끄는 멘트만으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과연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가장 명확한 증거인 금품을 수수한 PD가 누구인지는 왜 밝히지 않은 것인가. 받은 사람은 없고 준 사람들만의 증언만으로 가득 찬 의혹투성이 방송을 내보낸 것은 연예인들과 프로그램 제작진 사이의 뒷거래 의혹이라는 말초적인 주제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기 위한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구심을 지을 수 없다.

그동안 연예인과 제작진 사이의 불미스러운 소문은 끓이지 않고 있어 왔다. PR비 문제 또한 방송계의 오래된 루머의 하나이다. 우리는 PR비 거래 여부가 명백한 증거 없이 소문으로만 확대재생산되는 것은 대다수 PD들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본다.

따라서 대중음악개혁포럼 등이 준비중인 ‘PR비 실체에 대한 검찰 수사촉구 기자회견’도 소문 부풀리기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만약 수뢰 PD가 있다면 그 신상을 공개해야 하며, 이럴 경우 PD들도 환부를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며 언론계 정화에 나설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 없이 의혹 부풀리기를 계속한다면, 그래서 대다수 PD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면 엄중히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음도 분명히 밝힌다.

2002년 1월 29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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