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가 테러조장”…美원로감독 앨트먼 주장

  • 입력 2001년 10월 18일 19시 02분


‘할리우드 폭력 영화가 테러를 조장했다.’

미국 원로 영화감독 로버트 앨트먼(76·사진)은 테러를 소재로 한 미국 할리우드 폭력영화들이 결국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을 부추겼다고 영국 BBC방송이 17일 보도했다.

6·25전쟁 당시 야전병원을 무대로 전쟁의 이면을 다룬 영화 ‘매시’ 등 수십편의 영화를 감독해 명성을 얻어온 앨트먼 감독은 “영화에 나오는 테러 장면들이 결국 테러범들의 훈련교재 역할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할리우드 영화는 이제 대량 살상, 파괴, 테러 등을 소재로 한 영화나 장면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92년 칸 영화제 최우수감독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는 앨트먼 감독은 “테러범들은 결국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그 수법들을 모방한 것”이라며 “결국 우리들이 테러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 수법을 가르친 것으로 믿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테러 참사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미 정보당국은 참사 이후 지금까지 수차례 할리우드 액션영화 시나리오 작가들과 프로듀서들을 만나 테러리스트들의 심리나 추후 테러 전개 여부에 대한 도움말을 들어왔다고 미국의 NBC방송이 17일 전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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