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총알택시의 원조" 크래이지 택시2

  • 입력 2001년 6월 25일 19시 20분


레이싱 게임으로는 독특하게 택시를 테마로 삼은 <크레이지 택시2>(이하 크택2)는 일본의 유명 게임 메이커 '세가'의 대표작인 '크래이지 택시'의 후속작이다. '세가'는 가정용 게임보다는 아케이드 게임으로 더 유명해서 '크래이지 택시1'처럼 아케이드 게임을 가정용 게임으로 이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크택2>는 아케이드 게임기인 '드림케스트'용으로만 제작됐다.

자동차 경주에서 1등을 하면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한다는 것은 레이싱 게임의 일반적인 룰. 그러나 <크택2>는 손님을 정해진 시간 내에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독특한 게임방식이다. 물론 손님들이 지불한 요금을 합산해 랭크(순위)를 결정한다.

<크택2>에는 크게 두 가지 게임방식이 있다. 첫 번째는 50초 내에 손님들을 태우고 모셔다 주는 아케이드 모드이며 두 번째는 3∼10분 정도의 시간을 정해 놓고 여러 손님들을 태우는 방법이다. 모든 자동차 게임에서 그렇듯이 <크택2>에서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첫 번째의 경우 조금만 머뭇거려도 시간이 종료돼 게임오버 되기 일쑤. 하지만 손님을 태우거나 목적지까지 데리고 가면 시간이 늘어나 좀더 오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초보자는 무턱대고 아케이드 모드를 플레이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연습할 수 있는 후자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샌프란시스코를 무대로 설정한 전작과 다르게 뉴욕을 배경으로 한 <크택2>는 두 개의 코스가 존재한다. '어라운드 더 애플' 코스와 '스몰 애플' 코스가 그것. '어라운드 더 애플' 코스는 '스몰 애플' 코스보다 크고 길며 비교적 한적한 교외에서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다. '스몰 애플' 코스는 코스가 좁고 짧으며 인구밀도가 높은 번화가를 달릴 수 있다.

텍시에 손님을 태우고 도시의 이곳 저곳을 달리다보면 총알택시를 연상케 해 짜릿하기까지 하다. 손님을 빠르게 모시는 것이 <크택2>의 목적이기 때문에 최단 코스인 직선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러다 보면 공중전화 박스나 우체통이 운전을 방해하고 마주 달려오던 트럭과 부딪치기 마련. 하지만 손님을 빠르게 모시기 위해 전부 무시(?)하고 달리는 맛도 빼놓을 수 없는 <크택2>만의 재미다.

스테이지의 크기는 전편에 비해 조금 작아졌지만 숨겨진 길과 지름길이 워낙 많아서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름길을 이용하면 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차를 뛰어 넘거나 아슬아슬하게 매달리는 '크레이지 홉'이라는 기술을 써야 한다.

<크택2>에는 <크택1>에서의 '크레이지 박스' 모드와 비슷한 '크레이지 피라미드'라는 미니게임모드가 있다. 이 모드는 택시로 다리에서 멀리뛰기 점프를 할 수도 있으며 택시로 골프 공을 칠 수도 있다. 또 게이머가 미니게임을 클리어하면 여러 가지 특전이 주어지는데 번잡한 도시를 쉽게 달릴 수 있게 지도를 주거나 택시 대신 유모차 등에 손님을 태울 수도 있다.

<크택2>에는 또 느림보 차들을 추월하는 것이 힘들었던 전작과 달리 점프버튼이 추가되어 차들을 뛰어 넘으면서 달릴 수 있다. 그 외에 전진기어와 후진기어, 브레이크, 액셀레이터 등은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날로그 버튼만을 사용해 차체를 조작했던 '데이토나 USA'와는 다르게 <크택2>는 십자 버튼과 아날로그 버튼을 같이 사용한다.

필자에게 <크택2>는 기대작이 아니었다. 아케이드로 출시되지 않았을 뿐더러 새로운 작품이라기보다는 <크택1>의 업그레이드 판이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택2>를 플레이 해본 결과 생각이 바뀌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재미있고 잘 만들어져서다.

강용구<동아닷컴 객원기자>kyk5755@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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