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탤런트 김명국 "아들아, 널 위해 지구끝까지라도 달리마"

  • 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45분


“나는 달린다. 가슴이 탈 것 같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더라도 멈추지 않겠다. 너의 병이 나을 수만 있다면 아빠는 지구끝까지라도 달리련다.”

탤런트 김명국. 이름만 들으면 갸웃할지 몰라도 CF에서 사람좋아 뵈는 얼굴로 웃는 ‘맥도날드아저씨’ 하면 “아! 그 사람” 하고 생각나는 얼굴. 그는 11일 SBS 창사 10주년 특별 생방송 ‘희귀병 어린이돕기 캠페인’(오전 9시∼낮 12시)에서 마라톤 완주에 도전한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들 주호(3)의 투병의지를 북돋아주기 위해서다.

“아버지로서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더군요. 이렇게라도 해서 주호에게 용기를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그는 새벽 5시 반이면 일어나 달린다. 지금은 6∼7㎞를 겨우 뛰는 수준이지만 그날은 기어서라도 완주를 할 각오다. 그 과정은 SBS를 통해 방영된다.

주호가 림프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은 3월. 10여년간 연극을 해왔지만 일반인에게는 ‘무명배우’나 다름없던 그가 ‘맥도날드CF’ 이후 조금씩 알려져 “이제 살만해지는구나” 싶을 때였다. 지금은 골수이식수술이 주호의 유일한 희망이다.

“저 애가 무슨 잘못이 있어 이런 고통을 겪는 것인지 싶어 마음이 아픕니다. 어른도 힘든 골수검사를 겨우 세 살짜리가 참으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발버둥치는 아이를 붙들고 있을 때는 식은땀이 나고 제 손이 저려올 정도니까요.”

서울 상계동의 17평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그에게 수천만원대의 치료비는 만만찮은 부담이다.

한푼이 아쉬워서 출연제의가 들어오는 대로 일하느라 정신없이 바쁘지만 매일 조금씩 틈을 내 주호만을 위한 1인극 ‘공연’도 펼쳐준다.

현재 그는 SBS의 ‘@골뱅이’와 ‘천사의 분노’, 그리고 EBS ‘육아일기’에 출연 중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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