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영화 레디~고!…웹사이트 개봉박두

  • 입력 2000년 10월 3일 18시 28분


손바닥만한 소형 디지털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해 가족영화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직접 촬영한 비디오에 내레이션과 배경음악을 깔아 주말영화처럼 편집한 뒤 E메일로 친구나 친척에게 보내고, 웹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 상영할 수 있는 ‘디지털 가족영화’.

◇컴퓨터-디지털 캠코더로 제작

인터넷으로 사이버투자를 하던 주부 유보미씨(32·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는 최근 ‘디지털 영화’에 매료돼 영화제작자 겸 감독으로 나섰다. 그가 최근에 만든 15분짜리 영화 2편의 주인공은 첫딸 정지인(3). 미국으로 이민간 부모님과 남동생이 지인이 안부를 궁금해하기에 1년 전에 구입한 디지털캠코더로 딸아이 모습을 찍어 영화로 편집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캠코더로 찍은 가족 비디오를 일일이 복사해 소포로 미국에 있는 식구들에게 보내곤 했어요. 이제 사이버상에 보관했다 근사하게 편집해서 E메일로 전송하면 되니까 한결 편해졌죠.”

◇매킨토시로 편집 자유자재

이같은 디지털 영화를 만들려면 우선 디지털캠코더가 필수적이다. 찍은 그대로 볼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고 영화처럼 근사하게 만들려면 미국 애플컴퓨터사 매킨토시컴퓨터를 이용해야만 자유자재로 편집되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일반인이 쉽게 가족영화를 만들 수 있는 편집기능을 부착한 소프트웨어가 국내에선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 현재 매킨토시 컴퓨터에서만 작동하는 ‘아이무비(iMovie)’시리즈만이 비디오 편집기능이 있어 배경음악 음성녹음 음향효과 등을 넣어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

다만 매킨토시를 갖추지 않은 사람들은 애플코리아사 사이트(www.applekorea.co.kr/quicktime)를 찾으면 이미 제작된 가족영화 모음이나 미개봉 영화, 뮤직비디오 등 최신 멀티미디어 정보를 얻어볼 수 있다. 애플코리아사 관계자는 “디지털캠코더를 갖고 있는 고객들에 한해 10월 한달간 영화편집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02―706―8372, 2279―9133

◇음악-자막 넣어 홈페이지 '상영'도

유씨의 영화 제3탄에는 딸아이뿐만 아니라 남편도 함께 등장한다. 그래서 요즘 비디오를 컴퓨터와 연결한 뒤 음악과 자막을 넣기도 하고 순서를 뒤바꾸는 등 편집에 바쁘다.

그는 “아직까지는 초보자 수준이지만 몇 차례 연습을 하니 특수효과를 제외한 간단한 영화는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유씨가 만든 영화나 아직 편집을 마치지 않은 영상물들은 모두 파일로 컴퓨터에 저장된다. 그는 이같은 파일들이 많이 쌓이면 ‘가족 홈페이지’를 만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가족의 삶을 인터넷상에 ‘리얼 타임’으로 공개할 수도 있다.

“가족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고들 하네요. 업데이트용 자료를 모으기 위해 비디오촬영을 자주 하고, 인터넷 영화사이트도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아직은 연출이 필요 없는 ‘가족 다큐멘터리’ 감독이지만 차츰 흥미를 느끼면 본격적인 영화 제작도 가능할 것 같다. 디지털시대는 생산자와 소비자, 문화 발신자와 수신자의 경계를 없애주는 ‘프로슈머(Prosumer)’의 시대이므로.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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