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전혜영, 남한서 가장 인기있는 '北女'

  • 입력 2000년 8월 16일 19시 33분


북한의 대중스타 중에서 남한에서 가장 인기를 끌 사람은 누구일까.

MBC는 17일 북한의 대중문화 따라잡기 특집 프로그램을 잇달아 방영한다. 먼저 낮 12시반에 방영될 ‘반갑습니다! 북한의 대중예술’에서는 방송 영화 가요 가극 민족음악 교예 등 6개 분야에 걸쳐 북한의 대중예술을 집중 소개한다.

북한의 대중예술은 대부분 혁명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 대중예술이 지닌 통속성과 친근성을 지닌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다.

북한 방송에도 남녀간 애정을 소재로한 연속극이 있는가 하면 ‘홍길동’과 ‘온달전’같은 액션영화나 간호사와 아이스하키선수 간의 사랑을 다룬 ‘사랑의 노래’같은 멜로영화도 있다.

‘휘파람’의 전혜영을 배출한 보천보전자악단과 ‘사랑 사랑 내 사랑’의 가수 장은애를 키워낸 왕재산경음악단처럼 가요계를 양분하는 스타 군단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북한 대중스타의 사진을 서울 명동 한복판에 걸어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감도를 조사한 내용도 소개한다. 남자스타로는 ‘홍길동’의 주연배우 리영호가 ‘온달전’의 주연배우 최순규, ‘도라지꽃’의 주인공 리일한을 누르고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자스타로는 전혜영이 ‘온달전’의 여주인공 최금옥과 ‘도라지꽃’의 오미란을 제치고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밖에 우리의 전통악기들을 독특하게 개량한 북한의 악기들도 소개된다. 가야금과 크로마하프를 합쳐놓은 듯한 33현의 ‘옥류금’과 태평소와 오보에를 합쳐놓은 듯한 목관악기 ‘장세납’의 연주도 들려준다.

밤 10시5분에 방영될 ‘노래는 하나되어’에서는 북한의 대중가요를 남한의 인기가수들의 목소리에 담았다. 걸그룹 클레오는 ‘녀성은 꽃이라네’를 라틴풍으로 편곡해 들려주고 여성로커 박기영은 ‘대동강 실버들’을 록풍으로 소화한다.

춘향전을 소재로 만든 뮤지컬영화의 동명 타이틀곡 ‘사랑 사랑 내 사랑’을 듀엣으로 부른 백지영과 김원준의 목소리에는 애교가 넘친다.

제작진은 북한가요의 악보를 얻을 수 없어 이를 녹취한 카세트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를 찾아 노래와 연주를 들으며 일일이 악보를 만들어야 했고 가사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이념적 내용도 방송에 적합하도록 개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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