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1 '역사스페셜' 풍운아 허균 해부

  • 입력 2000년 6월 2일 19시 34분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지은이 허균(許筠·1569∼1618). ‘홍길동전’은 양반사회의 모순을 척결하고 서얼 차별의 불합리를 고발한 사회 개혁 소설로 한국 문학사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허균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으로 엇갈린다. ‘총명하고 시를 능히 안다’는 평가와 ‘사람됨이 경박하고 이단을 좋아해 행실을 더럽혔다’는 부정적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것. 허균은 오십평생 황해도사 삼척부사 등 관직에 올랐으나 무려 네차례나 파직당하다가 끝내 광해군 10년 역모죄로 지처참을 당한다.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KBS 1TV의 ‘역사스페셜-조선왕조 기피인물 1호, 허균’(3일 밤8시)은 허균이 조선왕조의 이단아로 낙인찍히고 조선왕조 내내 기피당했던 이유를 더듬어 본다.

허균은 동인의 영수였던 초당 허엽(草堂 許曄)의 아들로 여류 문장가 허난설헌의 오빠다. 허균은 유성룡에게 학문을 배우고 26세 때 장원급제해 벼슬에 오르지만 파직과 복직을 거듭한다. 이유는 서얼 출신이나 승려와 어울리고 기생과 하룻밤을 지낸 일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

‘역사스페셜’은 허균의 이러한 행위를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허균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신분 사회의 벽을 혁파해보려고 했으며 기생과의 ‘하룻밤 기록’도 경박한 게 아니라 솔직함 때문이 아니었겠냐는 것. 또 허균이 홍길동처럼 새로운 세상을 위해 ‘역모’를 꾀했는 지 아니면 조정의 권력 투쟁에 휘말려 모함 끝에 죽임을 당한 것인 지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역사스페셜’은 또 허균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조선시선’도 소개한다.최근 중국 뻬이징(北京)의 중국국가도서관에서 400년만에 발견된 ‘조선시선’은 임진왜란때 명나라 사신 오명제가 허균이 암송한 한시 332수를 기록한 시집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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