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할리우드에선]'戰場지구' 사이언톨로지 논란

  • 입력 2000년 5월 29일 20시 43분


최근 할리우드에서 개봉된 SF영화 ‘전장(戰場) 지구’로 미국의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장 지구’는 사이언톨로지의 창시자인 론 하버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다 연기는 물론 제작에까지 참여한 존 트래볼타가 독실한 사이언톨로지교도이기 때문이다.

50년대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균형회복’을 내걸고 처음 세워진 사이언톨로지교는 이 ‘전장 지구’에 그 철학적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작품은 인류의 온갖 사악함과 죄악은 7500만 광년 떨어진 사이클로라는 행성에 사는 외계인들로부터 파생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구의 광물질을 약탈하기 위해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이용해 지구인들의 마음을 조종해 서기 3000년경 대부분의 지구 문명을 파괴하지만 조니 굿보이 타일러라는 선지자가 사이언톨로지의 가르침에 따라 생존인류를 이끌고 사이클로인들을 물리친다는 내용.

사이언톨로지는 이처럼 SF적 상상력으로 충만한 교리에 걸맞게 과학기술을 통한 심리치료를 종교적 처방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도들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화’라는 영혼치료법을 받아야하는데 이때 E미터라는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한다.

이런 황당한 교리 때문에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는 사이언톨로지를 한때 사이비종교로 모는 움직임도 나타났지만 당시 더스틴 호프먼과 래리 킹 등 할리우드 스타들은 물론 클린턴대통령까지 옹호에 나서면서 사이언톨로지의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막상 사이언톨로지의 교리를 담은 영화까지 등장하자 미국내에서도 사이언톨로지에 대한 비판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실제 이 영화를 감독한 로저 크리스티안은 영화 개막일에 “사이언톨로지교인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하자 “나는 싸구려 SF소설을 영화로 만들었을 뿐”이라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존 트래볼타 못지않게 열성적인 사이언톨로지 교도로 알려진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Ⅱ’까지 개봉하면서 할리우드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사이언톨로지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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