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MBC '오픈뉴스' 호평…'전문가 기자' 실험적 포맷

  • 입력 2000년 4월 26일 20시 42분


대구 MBC의 '오픈 뉴스' 가 관련 전문가나 행정 책임자들이 취재 기자로 나서는 실험적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오픈 뉴스' (월 밤 9·35)는 대구 MBC가 '뉴스데스크' 의 로컬 뉴스 시간에 방영하는 2분20초짜리 프로로 전문가들이 일일 기자가 되어 직접 기획과 취재를 하고 리포트까지 한다. TV 뉴스 프로에서 전문가가 기자로 나서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이 프로는 1월10일 첫방영된 이래 손희만 대구지방환경관리청장과 민경석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각각 4∼5회에 걸쳐 '대구 오염의 주범은 자동차 매연' '공장폐수보다 생활하수가 더 무섭다' '축산폐수 시설관리 시급' 등 환경 문제를 짚었으며, 지난달 13일부터 마석훈 대구환경운동연합 환경조사팀장이 '쓰레기 분리 이렇게 한다' '생활계 하수 폐기물' 등을 보도했다.

'오픈 뉴스'는 3개월을 넘기며 다양한 시청자 반응을 얻고 있다. 시청자들은 "손 청장이 리포트하니 보도 내용이 가슴에 와닿는다" 등 신뢰를 표시하거나, "나도 할말이 있으니 기자 좀 하자" 고 주장하기도 한다. 특히 마 팀장 등 '전문 기자' 들은 일반 기자들의 취재망 밖에 있던 문제까지 발굴해 뉴스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전병철 대구MBC 보도국장은 "그동안 수없이 다뤄온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새로운 포맷을 시도했다" 며 "'전문 기자' 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배경으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호소하고 실천방안을 제시해 신뢰를 얻고 있다" 고 말한다.

대구 MBC는 '오픈 뉴스' 의 상반기 성과를 분석해 앞으로는 시청자(시민)들이 직접 리포트하는 코너도 계획하고 있다.

대구 MBC의 '오픈 뉴스' 는 또 의제설정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국내 TV 뉴스에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방송진흥원 강만석 박사는 "'오픈 뉴스'는 방송국이 전문가를 영입해 뉴스의 양비론적인 관행을 깨는 동시에, 지역 주민이 자신의 생활과 밀착한 문제를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저널리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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