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새 주말극 '꼭지', 색바란 사진 속같은 70년대 가족이야기

  • 입력 2000년 3월 19일 19시 59분


KBS2가 19일 종영된 주말드라마 ‘사랑하세요?’의 후속으로 25일부터 ‘꼭지’(토일 오후7·50)를 방송한다. 50부(6개월 분량)로 기획된 ‘꼭지’는 1975년 경기 평택을 배경으로 꼭지라는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한 가족의 고단한 인생살이와 젊은이들의 출세욕을 그리는 휴먼 드라마.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이나 한 소녀를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각각 1994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KBS2 ‘젊은이의 양지’와 역시 지난해 히트했던 SBS ‘은실이’를 적절히 배합한 듯한 포맷이다.

부모를 잃고 꼭지는 구성원 모두 나름의 사연을 안고 사는 외가댁에 입양된다. 외할아버지는 만호(박근형 분)는 제주 4·3항쟁에 참여했다가 거기서 목숨을 보호해준 한 여인 사이에서 딸을 낳았고, 외할머니 복녀(윤여정)는 그런 사연을 알 리 없다. 삼형제도 제 각각이어서 큰삼촌인 준태(조민기)는 평범한 고교 사회과 교사이고, 주인공인 둘째 삼촌 현태(이종원)는 지금은 파출소에 근무하지만 장차 사법고시에 도전할 야심만만한 인물이다. 셋째 명태(원 빈)는 얼치기 건달패. 이야기를 이끌어 갈 현태에게는 그의 그릇을 일찍이 알아본 동네 유지의 딸이자 고교 음악교사인 지인(박상아)이 있지만, 그의 아버지인 만호가 제주도에서 나은 딸인 정희(예지원)가 불쑥 이들 사이에 끼어들고….

드라마는 초반 꼭지의 나레이션을 통해 극의 흐름을 잡아갈 계획이다. 예를 들어 “우리 외할아버지는 뭐하던 사람이고, 막내 삼촌은 길거리에서 물건 훔치다가 파출소 순경인 작은 삼촌에게 붙들렸대요…”라며 최대한 드라마의 분위기를 잔잔하게 이끌어간다는 계획. 꼭지 역에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출연하기도 했던 부산 출신의 김희정양(8)이 캐스팅됐다.

KBS2 ‘젊은이의 양지’와 SBS ‘홍길동’(98년) 등 연인으로 함께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히트시켰던 이종원과 박상아는 ‘꼭지’에서도 다시 ‘찰떡궁합’을 과시할 계획. 의욕적으로 마련한 월화드라마 ‘성난얼굴로 돌아보라’마저 부진을 겪으면서 침체에 빠진 KBS 드라마 제작진에게는 일종의 ‘시청률 보험’인 셈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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