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 무인가 복지시설 폐해 고발

  • 입력 2000년 1월 28일 19시 01분


‘소쩍새 마을’을 기억하는가? 4년 전 승려 행세를 하며 보육기관을 운영하던 일력이란 인물이 어린이들을 학대하는 등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작태를 일삼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곳. SBS 시사다큐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싶다- 천사 아빠의 두 얼굴’ 편(토 밤10·50)이 29일 고발하는 경기 포천군 소흘읍의 ‘사랑방 쉼터’는 바로 ‘제2의 소쩍새마을’이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의 전과6범 박모 원장(45)이 운영하던 ‘사랑방 쉼터’에는 25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수용돼 있었다. 겉으로 박원장은 온갖 ‘선행’을 베풀어 여러 차례 표창장을 받았으며, TV 출연 등을 통해 원생들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인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3일 원생 세 명은 이 곳을 ‘탈출’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들의 탈출동기는 원장의 심한 구타와 여자 원생들에게 가해진 지속적인 성폭행 때문. 원장은 여원생들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성추행해왔으며, 심지어 원생들의 가출을 방지하기 위해 한 여학생을 1년 넘게 자신의 방에서 재우면서 성적 노리개로 삼아왔다는 것이다. 결국 박원장은 이달 초 검찰에 송치돼 조사를 받고 있고, 성추행을 제외한 상당한 ‘혐의 사실’을 시인했다.

제작진이 ‘사랑방 쉼터’를 통해 정작 알리려는 것은 무인가 복지시설의 폐해. ‘소쩍새 마을’은 물론, ‘사랑방 쉼터’도 정부의 공식적인 허가를 얻지 못한 시설이었다. 제작진은 이를 위해 경남 거제도 ‘치사마을’의 후원금 사용 의혹 등을 추가로 전한다.

연출자 박기홍PD는 “사건 직후 ‘사랑방 쉼터’는 중앙승가대에서 위탁 운영하고있다”며 “정책적으로 보호기관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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