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김수현의 '불꽃' 내달 2일 첫 방영

  • 입력 2000년 1월 21일 20시 12분


새천년에도 김수현의 전설은 이어질 것인가? SBS가 다음달 2일부터 김수현 극본의 수목드라마 ‘불꽃’(밤9·55)을 방송한다. 지난해 SBS 월화드라마 ‘청춘의 덫’을 통해 특유의 감각적인 대사와 인간 내면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세밀하고도 분명한 갈등 구도를 선보인 김수현이 이 새 드라마에서도 자신의 오랜 작법(作法)을 고집한다.

‘깊은 사랑의 묵시록’이란 부제처럼 이 드라마가 다룰 이야기는 말 그대로 불꽃처럼 피어올랐다가 사그러지는 남녀 간의 사랑이다. 이미 ‘임자’가 있는 두 남녀가 해외여행에서 우연히 만나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게 되면서 서로의 짝에게는 이별을 알리는, 김수현 특유의 애증어린 이중 삼각관계가 뼈대를 이루고 있다.

이런 구도는 그동안 시놉시스(기획안) 없이 매회 전개될 상황을 탄력적으로 구상하는 그의 독특한 작업 방식과도 직결돼 있다.

작가로는 이례적으로 ‘김수현 사단’이란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캐스팅에도 직 간접적으로 간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이번에는 과거 함께 작업하지 않았던 연기자들을 주연급으로 대거 포진시켰다.

격정의 사랑을 나누게 될 주인공으론 이영애와 이경영. 공교롭게도 극 중에서 김수현과 같은 TV 드라마 작가 김지현으로 나오는 이영애는 그동안딕션( 청순함으로만 각인됐던 이미지를 바꿀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됐다. 미리 본 4회까지의 대본에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가 말했던 “당신 부숴버리겠어!” 같은 대사는 없지만 그간 이영애가 해보지 못했던 대사가 가득하다. 주로 인간성 좋은 평범한 중산층의 대변자 역을 해왔던 이경영도 성형외과 의사 강욱으로 나오면서 모처럼 멜로물에 출연한다.

이들의 짝으로는 차인표와 조민수가 캐스팅됐다. 특히 재벌2세 종혁으로 나오는 차인표는 그간 ‘그대 그리고 나’ ‘왕초’를 통해 보여준 연기변신을 김수현 드라마에서 최종적으로 평가받는 위치에 서게 됐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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