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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5월 12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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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신자들이 MBC에 몰려들기 시작한 때는 ‘PD수첩’ 방영직전인 밤 10시55분경. 20여분 만에 3백여명이 방송국 1층로비에서 항의를 시작했다. 이중 50여명이 곧 2층 주조정실로 올라갔다.
이곳은 방송송출 핵심 관문으로 주,부조정실과 전기시설이 모여 있는 50평 규모로 이곳이 장악되면 방송은 바로 중단된다.
이들은 주조정실 메인출입구가 아닌 폐문을 뚫은 뒤 중앙기기실의 철문을 부수고 들어가 송출전원장치를 차단, 방송을 중단시켰다는 게 MBC의 공식 설명이다.
이들이 주전원스위치를 내리자 방송송출이 중단되고 주조정실 전기도 나가 캄캄해졌다. 이들은 다시 전원을 올렸고 화면에 방송이 나오자 다시 전원을 내렸다.
이때 남산송신소 근무자가 사고를 직감, 비상사태시 방영하는 자연다큐프로그램 방영을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다시 스위치를 내리고 올리는 일을 반복해 모두 5차례나 정규방송과 화면잡음, 다시 정규방송과 다큐프로가 나가는 일이 반복된 뒤 아예 전원을 차단했다.
그런데 신도들의 진입통로가 폐문이 아니라 통제되지 않은 주조정실 메인출입구였다는 진술도 있다. 또 신도들이 먼저 TV주조정실에 진입했으나 근무자가 “이곳은 아니다”고 설명하자 중앙기기실로 건너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여튼 80년대말 정신이상자의 ‘뉴스데스크’스튜디오 난입 사건, 하루전 항의 시위에 대한 첩보, 핵심시설인 주조정실의 허술한 경비 등에 비추어 MBC의 보안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