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의 선택은 전쟁? 사랑?

  • 입력 1999년 3월 11일 19시 37분


“나는 세계의 왕이다!”

지난해 ‘타이타닉’으로 미국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휩쓴 제임스 카메론감독이 수상소감으로 영화속 대사를 인용해 내질렀던 포효. 할리우드의 영향력을 상징하는 일화다.

7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흘(22일·한국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작품에서 특수효과까지 25개부문에서 수상자를 가리는 아카데미상의 핫이슈를 미리 살펴본다.

■작품상

‘셰익스피어 인 러브’ ‘라이언 일병 구하기’ ‘씬 레드라인’ ‘인생은 아름다워’ ‘엘리자베스’가 후보로 올라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13개부문,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유력하다.

지금까지 극히 미국적인 영화에 작품상을 수여해온 아카데미의 시상 경향을 볼 때, 일병 한 명을 구하기 위해 8명의 소대원이 사선에 투입된다는 미국식 휴머니즘이 짙은 ‘라이언…’이 일단 강세다.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으로 꼽히는 골든 글로브상에서 작품상(드라마부문)을 수상했다. 그러나 최다 후보 지명의 영광을 안았고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3개 부문(뮤지컬 코미디부문 작품상·여우상·각본상)을 휩쓴 ‘셰익스피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적.

‘라이언…’과 ‘셰익스피어…’의 맞대결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의 자존심 경쟁.

‘셰익스피어…’의 제작사인 미라맥스는 ‘피아노’ ‘일 포스티노’ ‘잉글리시 페이션트’ ‘굿 윌 헌팅’등의 영화를 해마다 아카데미에 진입시켜왔다. 올해 작품상 후보작인 이탈리아의 ‘인생은 아름다워’도 미라맥스가 배급했다.

반면 ‘라이언…’의 제작사 드림웍스는 창립 5년만에 메이저로 급부상, 올해 처음 작품상에 도전한다. 제일제당이 17%의 지분을 갖고 있다.

■감독상

작품상 수상작의 감독이 받는게 관례. 골든 글로브 감독상을 거머쥔 스티븐 스필버그도 최우수 감독상의 강력한 후보. ‘셰익스피어…’의 존 매든도 나란히 올라있다.

■여우주연상

혼전 양상. 최근 미국영화배우조합의 여우상과 골든 글로브상 여우상(뮤지컬 코미디부문)을 차지한 ‘셰익스피어…’의 기네스 펠트로가 앞서나 역시 골든 글로브상 드라마부문 여우상을 수상한 케이트 블랑켓(엘리자베스), 올해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페르난다 몬테네그로(중앙역)가 맞선다.

■남우주연상

‘필라델피아’(93년) ‘포레스트 검프’(94년)로 2년 연속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톰 행크스(라이언…)가 유력.

하지만 미국 연예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진행중인 예상투표에서는 ‘신과 괴물’에서 동성애자 역을 맡은 이안 맥켈렌(26.7%), ‘아메리칸 히스토리X’의 에드워드 노튼(25%),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21.9%), 톰 행크스(21.8%) 순이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한국에서는 22일 오전10시부터 케이블TV DCN(채널22)를 통해 생중계된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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