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랴부랴 ‘DJ.DOC’의 음반을 구입한 오씨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91년 발간한 시집 ‘사랑의 감옥’에 수록된 연작시 ‘한 잎의 여자’ 3편이 짜깁기 돼 동일한 제목의 랩으로 탈바꿈해 있었던 것.
‘DJ.DOC’의 ‘한 잎의 여자’ 가사는 오씨의 시 ‘한 잎의 여자’ 1편에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2편의 ‘남대문시장에서 자주 스웨터를 사는 여자, 라면이 먹고싶다는 여자’, 3편에서는 ‘커피같은, 그래뉼같은, 모카골드같은 여자’ 등의 구절이 조각조각 발췌돼 전문이 짜깁기됐다.
오규원씨는 “작가 동의없이 작품을 훼손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손해배상 등 금전문제는 차치하고 당장 음반에서 이 노래를 빼야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노래를 만든 신철씨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잡지에서 보고 노랫말로 삼았다. 음반 발매전에 저작권협회에 작가를 문의했으나 확인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