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모금프로 『법이 뭐기에』…내무부 『상설화 허용안돼』

  • 입력 1998년 1월 19일 20시 59분


「사랑의 리퀘스트」
「사랑의 리퀘스트」
‘단돈 1천원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습니다’‘ARS(자동응답장치)전화로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지금까지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수해의연금 등에 국한됐던 TV 모금프로가 최근들어 상설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행 법은 기부금품의 모집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자칫하면 TV 모금프로들이 모두 ‘불법 프로’가 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현재 방송중인 TV의 모금프로는 KBS 1TV의 ‘사랑의 리퀘스트’와 KBS 2TV의 ‘생방송 힘내세요, 사장님’등 2개. 국내 첫 ‘자선 쇼’를 내걸고 지난해 10월 신설된 ‘사랑의 리퀘스트’는 방송에 소개된 사람을 돕기 위해 시청자가 ARS전화를 걸면 한 통화에 1천원이 발신자에게 부과된다. 지금까지 1회당 평균 1억여원의 기금이 모일 정도로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1일 시작한 ‘생방송 힘내세요, 사장님’도 같은 방식으로 역경에 처한 중소기업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하는 프로.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야 좋지만 문제는 까다로운 법 규정. 기부금품모집규제법과 시행령은 기부금품을 모집할 경우 국무회의의 심의, 의결과 내무부장관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수해의연금, 구세군 등 국민적 공감대가 뚜렷이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기부금품 모집을 허용하는 경우는1년에 3∼5건에불과한실정. 내무부 재정경제과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신설된 ‘사랑의 리퀘스트’의 경우 자발성이 인정되고 단기 프로라고 판단해 12월, 1월 불우이웃돕기 기간에만 모금을 하도록 잠정적으로 허용한 것”이라며 “상설적인 모금은 허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생방송 힘내세요, 사장님’ 역시 단기 기획프로가 아닌 상설 프로그램일 경우 모금을 허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 이에 대해 KBS는 “법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하다. 시대적인 특수상황을 감안해 기금운영의 투명성을 전제로 상설적인 자선프로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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